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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코퍼, 왜 지주사 위에 지주사를 세웠나 옥상옥 '디에스티아이' 설립, 백정호 회장 부자 소유개편 숨통

길진홍 기자공개 2017-06-14 07:54:11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3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성그룹이 지배구조 대수술을 단행한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지주사 위에 또다른 '지주사'를 얹혀 옥상옥 지배구조를 갖췄다. 오너일가로부터 지주사 주식을 넘겨받은 새로운 지배회사 출현으로 소유구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동성코퍼레이션은 최대주주인 백정호 회장과 장남인 백진우 전무가 보유 지분 42.84%를 12일 디에스티아이에게 현물 출자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동성코퍼레이션 최대주주는 디에스티아이로 변경됐다.

동성코퍼레이션은 동성그룹 사업형 지주사로 계열사 경영을 관장해왔다. 2008년 동성화학에서 분리된 동성홀딩스가 모태다. 분할 후 순수 지주기능을 해왔으며 2015년 동성하이켐과 합병하면서 사업부문을 추가했다. 아래로 동성화학을 비롯한 17개 회사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최대주주인 백 회장 일가를 시작으로 동성코퍼레이션을 거쳐 계열사로 이어지는 수직적 지배구조를 유지했다.

동성그룹 지배구조

이번 현물출자로 동성코퍼레이션을 지배하는 또다른 지주사가 등장했다. 백 회장과 장남인 백 전무가 동성코퍼레이션 주주명부에서 빠지고 '디에스티아이→동성코퍼레이션→계열사'로 이어지는 새로운 고리가 만들어졌다.

백 회장과 백 전무는 디에스티아이 지분을 100% 소유한다. 직접지분이 아닌 디에스티아이를 거치는 형태로 동성코퍼레이션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지배구조 연결 고리가 한 계단 늘어난 셈이다.

옥상옥 체제로의 지배구조 변화는 여러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동성코퍼레이션 주주 명부에서 백 회장 부자가 빠지면서 오너일가 지분 변동에 따른 주가 변동 등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게 됐다.

동성코퍼레이션은 그동안 지주사와 사업회사 역할을 겸하면 그룹 지배를 위한 소유 개편에 상당한 제약을 받아 왔다. 대주주 일가의 작은 움직임에도 주가가 출렁였다. 현물출자에 이은 또다른 지주사 설립으로 백 회장 일가의 지분 구조 변동에 관한 외부 관심을 최소화하게 된 셈이다.

동성그룹은 또 공정거래법이 정한 테두리 내에서 지주사 요건을 갖추게 된다. 동성홀딩스는 2015년 합병으로 지주비율(총자산 대비 자회사 주식가치)이 50% 아래로 떨어졌다. 결국 공정거래법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지주사에서 제외됐다.

디에스티아이를 지주사로 내세울 경우 대부분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백 회장 부자가 출자한 동성코퍼레이션 지분 42.84%의 가치는 대략 1250억 원이다. 이는 디에스티아이의 주력 자산으로 지주비율이 100%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에스티아이가 거느리게 되는 자회사와 손자회사 지분도 지주사 요건(상장 20%, 비상장 40%)을 충족한다. 동성그룹은 금명간 디에스티아이를 내세워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전환 절차를 다시 거칠 예정이다. 소유구도 개편 측면에서 숨통이 트이고 지배구조 투명성 개선으로 명분을 갖게 된 셈이다.

다만 동성코퍼레이션은 디에스티아이를 중심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에도 기존 지주 기능을 유지할 계획이다. 그룹 차원의 정책과 전략을 개발하고 M&A와 신규사업 등을 관장한다. 지주사업과 병행해 석유화학제품 생산 등 사업 활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가족회사 개념으로 지배 최정점의 지주사를 두고 아래 기존 업무활동을 지속하는 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성코퍼레이션 측은 "지주사 전환은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와 최대주주의 지분 변동 위험을 기업 가치와 절연시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경영 효율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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