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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기색 드러낸 김석동 전 위원장 "그만합시다" 금융위원장 수락 여부엔 "고심 중" 짧게 답변

안경주 기자공개 2017-06-14 09:56:02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4일 09: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만합시다."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로비에서 만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기자들을 만나 건넨 첫마디다. 이날 경남중·고 재경동창회 조찬모임인 덕형포럼에 강연자로 나선 김 전 위원장을 만난 시간은 6시49분께. 그는 하루 전(13일) 금융위원장 재등판 가능성에 들썩인 금융권 안팎의 반응이 부담스러운 듯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모든 질문에 "그만합시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문재인 정부 첫 금융위원장에 '대책반장' 김 전 위원장이 유력하다는 소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그가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이다. 다만 금융위원장 재등판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고심 중에 있다"고 짧게 답해 수락 여지를 여전히 남겼다.

김 전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냈고 이명박 정부 말기인 지난 2011년부터 2013년 초까지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대책반장'이란 별칭을 가질 정도로 김 전 위원장은 과거 금융실명제, 저축은행 사태 등 굵직한 현안과 관련해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난달만 해도 김 전 위원장은 경제부총리에 거론되기도 했지만 고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재입각을 위해 삼고초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위원장 유력 후보로 급부상한 상태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정통 관료 출신으로 금융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사로 꼽힌다. 이 때문에 지난 13일 금융당국 안팎도 들썩이는 모습을 보였다.

김 전 위원장의 재등판이 검토되는 배경엔 가계부채와 기업구조조정 등 잠재리스크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위기 국면에선 개혁 성향의 민간 출신 전문가보다는 조직 장악력이 뛰어난 정통 관료 출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 유력설이 나온 이후 금융권 안팎에선 논란만 확산되는 모양새다. 정치권과 노동·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문재인 정부의 첫 금융위원장에 김 전 위원장이 유력하다는 보도와 관련해 "지난 2012년 당시 민주당에서 해임촉구 성명을 발표했을 정도로 부적격 인사"라고 강조했다.

금융노조 역시 같은 날 성명을 통해 "금융산업 현장과 소통 없이 '보스정권 코드'에 맞춘 독선으로 금융산업을 망친 인물"이라며 "내정설이 사실이라면 금융산업 재앙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만큼 즉각 철회하고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이 금융위원장으로 재직하던 2012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을 승인한 이력이 시민·노동단체의 반발 이유다. 론스타는 당시 막대한 차익을 얻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나마 금융당국 내부에선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금융현안인 가계부채와 기업구조조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추진력과 결단력을 가진 적절한 인물이라는 평가다. 금융위 관계자는 "새 정부가 오는 8월까지 가계부채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상황이지만 이를 총괄해야 할 금융위원회 수장이 공석으로 있다"며 "김 전 위원장이 새로 부임하면 속도감 있게 대책 마련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대로 금융위 내부에서 김 전 위원장 카드가 무리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저축은행 사태 등 위기에 강하지만 가계부채 문제의 경우 위기가 점증하는 상황이 아니어서 기대만큼의 효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의 업무스타일상 전권을 위임받아야 하는데 과연 문재인 정부에서 이를 용인해 줄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 13일 장관급 인사를 추가로 발표했지만 금융위원장은 명단에 없었다. 차기 인선 소식은 감감무소식으로 하마평만 무성하다. 현재 김 전 위원장 외에도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윤종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이동걸 동국대 초빙교수 등도 하마평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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