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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뱅크로 다가서는 한국씨티은행 [thebell desk]

문병선 금융부장공개 2017-06-22 10:28:43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9일 07:3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노사 갈등에도 불구하고 한국씨티은행 경영진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뱅크로의 은행체질 전환 시도는 그 취지에 공감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데 동의하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씨티은행의 한국내 열악한 영업 포지션과 갈수록 격화되는 은행간 수수료 경쟁에서의 열위성을 감안하면 체질 개선이 늦은 감이 있다"며 "과감하게 바꾸어 대형은행의 접근이 늦은 틈새시장을 갈수록 경쟁력이 애매해지고 있는 외국계은행이 선점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씨티은행의 디지털뱅크화는 이미 예견된 일이다. 2년전 출간된 '디지털뱅크, 은행의 종말을 고하다'라는 책을 보면 생각보다 빠른 은행 환경 변화와 얼마나 급진적으로 은행이 전략을 바꾸어야 하는지에 대한 글이 자주 나온다. '은행은 단지 데이터를 위한 금고일 뿐'이라거나 '지점기반의 뱅킹은 끝났다'는 표현 등이다. 이 책은 다름아닌 씨티은행 디지털뱅킹부 직원이 번역한 책으로 박진회 씨티은행장이 친히 추천사를 남겼다.

반면 노조의 시각은 씨티은행 경영진이 내건 지점 80% 통폐합 정책이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초점이 맞춰진 듯 보인다. 한 관계자는 "지점 근무 인력 80%를 각 지역에서 허브 역할을 하는 상담센터로 이동시킨다는 것인데, 자녀 교육 문제와 거주지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없고 기존에 하던 업무와 전혀 다른 업무를 하는 것이어서 결국 퇴사를 압박하는 수순이 되는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국내 은행업계의 역사를 되돌아볼 때 사실 누구의 견해가 더 옳을지에 대해 가치판단을 하기 애매한 측면이 있다. 수많은 반발과 극한 대립에도 불구하고 은행은 그동안 숙명처럼 대형화를 이뤄냈다. 지나고보니 불확실해보였던 경영진의 대형화 필요성 주장은 틀리지 않은 방향성 제시였다. 그렇다고 노조의 의견이 전면 묵살됐던 적도 없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은행의 디지털뱅크화는 갈수록 굳어진다.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은 모두 디지털뱅킹부서를 확대하거나 아예 독립부서로 승격시켜 흐름에 올라탈 준비를 마쳤다.

박 행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듯 은행 거래의 5%만 일어나는 지점에 은행인력의 40%가 투입된 현 상황은 비효율적이고 생산적이지 못하다. 그는 '디지털뱅크, 은행의 종말을 고하다'라는 책의 추천사에서 "스마트폰이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바꿔놓았듯, 어느 순간 지금껏 우리가 생각해온 은행과 금융거래의 개념이 뿌리째 흔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경계의 붕괴가 시작된 것이다"고 했다. 씨티은행의 디지털화(化)에 대한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사바델은행, 퍼스트다이렉트, 피도르은행, 모벤 등 서구 금융 시장에는 먼저 태동하고 성공한 여러 디지털뱅크가 있다. 더 저렴하고, 더 편리하고, 더 감동있는 서비스를 원하는 금융소비자의 욕구를 풀어주며 성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규제가 많은 국내 금융환경과는 다른 세계의 사례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도 언제 은행 변혁의 시기가 올지 모른다. 씨티은행의 도전을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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