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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위메프 '거래액 전쟁'의 이면 thebell note

윤 동 기자공개 2017-08-17 07:56:13

이 기사는 2017년 08월 16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공개적인 러브레터 아닐까요?"

최근 만난 IB업계 관계자는 이달 들어 벌어진 전자상거래 업체간 '거래액 전쟁'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위메프와 11번가 등이 앞 다퉈 거래액을 공개한 행위가 단순히 1위 싸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이달 초 위메프는 상반기 거래액 3700억 원을 달성해 쿠팡의 거래액 4000억 원(추산치)을 턱밑까지 추격했다고 밝히면서 관련 업계에 때아닌 거래액 논쟁이 벌어졌다. 얼마 후 11번가 역시 상반기 거래액 4조 원을 돌파해 2년 만에 52% 증가했다고 가세해 거래액 전쟁에 불을 붙였다.

거래액(GMV, Gross Merchandise Volume)은 특정 기간 해당 플랫폼 내에서 상품이 거래된 총금액을 말한다. 거래액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소비자가 플랫폼에 접속해 물건을 구입해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업계 일각은 이 같은 논란을 큰 실속 없는 소모적 행위로 규정짓고 있다. 각 업체가 발표한 거래액이 뚜렷한 기준 없이 자체적으로 주장한 수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서로의 거래액을 검증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체적인 발표만 믿고 경쟁이 지속될 수 없다는 얘기다.

언뜻 들으면 타당하나 이들이 간과한 면도 있다. 거래액은 전자상거래 업체의 기업가치 평가 시 지표가 된다는 점이다. 쿠팡 등 벤처기업은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기존의 방식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실제 IB업계 관계자들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2015년 쿠팡에 1조 1000억 원을 투자했을 때 거래액을 기준으로 기업 가치를 산정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11번가와 위메프 등 대부분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투자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 놓였다. 위메프는 5년 연속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으며, 쿠팡도 적자가 누적돼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번가도 추가적인 재무적 투자자(FI)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거래액이 투자금을 결정짓는 지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수치를 놓고 전쟁이 벌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전쟁의 목적도 바뀐다. 허울뿐인 1위가 되기보다는 추가적인 투자금을 확보하는 쪽이 이번 전쟁의 진정한 승리자가 된다는 뜻이다. IB업계에서도 자본 확충이 절실한 업체들이 투자금 확보를 위해 거래액 수치마저 공개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금 시점에서 어떤 업체가 승리할지 알 수 없다. 이번 거래액 전쟁 이후 어떤 전자상거래 업체가 투자자의 관심을 끌어 결과적으로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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