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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벤처, 싸이월드 이사회에도 참여 [싸이월드 자본확충]삼성전자, 이례적으로 R&D 비용 20억원 지원

권일운 기자공개 2017-09-05 08:15:00

이 기사는 2017년 09월 01일 10: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벤처투자가 인수합병(M&A) 또는 과반 지분 확보를 염두에 두고 싸이월드에 투자한 정황은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연구개발(R&D) 비용을 포함하는 형태로 투자 구조를 짜거나, 사외이사를 파견하는 등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상당수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삼성벤처투자는 전환가액 1565원 짜리 전환사채(CB)로 싸이월드에 20억 원을 투자했다. 이번에 발행된 CB가 주당 1565원에 전량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삼성벤처투자는 28%에 해당하는 싸이월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추가로 10억 원을 투자하게 되면 지분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삼성벤처투자의 싸이월드 CB 인수는 여느 벤처캐피탈이 비상장 초기기업에 투자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삼성벤처투자가 삼성그룹 차원의 전략적 신사업 발굴 조직을 담당하기도 하지만, 수익 추구를 위한 벤처투자 펀드도 운용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자본 차익을 염두에 둔 투자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벤처투자가 싸이월드의 이사회에 참여했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삼성이 투자했다"라는 소식이 외부에 퍼지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삼성벤처투자의 특성을 고려할 때 20억 원이라는 많지 않은 금액을 투자해 20% 대의 지분을 취득한 투자처에 사외이사를 파견하는 사례는 드물다는 것이 삼성벤처투자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이다.

삼성벤처투자 소속으로 싸이월드의 사외이사로 등재된 인물은 손헌배 책임인 것으로 확인됐다. 손 책임은 삼성벤처투자 내에서 전략적 투자 목적으로 조성된 펀드 운용과 투자처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정황들을 고려할 때 삼성벤처투자의 싸이월드 투자 의사결정은 상당히 깊은 수준의 검토를 거쳤고, 사후관리 또한 치밀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삼성벤처투자가 소수 지분을 확보한 뒤 중장기적으로는 싸이월드를 M&A하는 그림을 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금 당장 수혈한 자금을 통해 싸이월드 안팎에 불거진 이슈들을 해결하고, 성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 뒤 적절한 시점에 자본확충 또는 구주 거래의 방식으로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시나리오다.

실제로 CB의 리픽싱 조항을 적절히 활용하거나, 특정 시점에 상환권 행사를 요청할 경우 싸이월드를 인수하는 데 별다른 장애물은 없을 것이라고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기존 대주주 입장에서는 싸이월드가 삼성에 인수된 뒤 자신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확신이 있다면 자신의 지분이 희석돼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을 마냥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벤처투자와 별개로 삼성전자가 R&D 비용을 제공했다는 점 역시 이같은 분석에 무게를 더한다. 삼성전자는 개발 용역을 발주하는 형태로 싸이월드에 약 20억 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이 자금은 삼성전자의 음성인식 서비스 '빅스비'에 싸이월드의 빅 데이터를 접목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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