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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부담' 한화테크윈, 몸집 키우기 '딜레마' [방산업 리포트]영업현금 1300억 유출, 미청구공사 증가 '현금흐름 잠식'

심희진 기자공개 2017-09-12 08:09:32

이 기사는 2017년 09월 07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에서 한화로 간판이 바뀐 한화테크윈은 2년간 괄목할 만한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그룹의 지원을 등에 업은 활발한 인수합병(M&A), 수주 확보에 따른 선수금 유입 등이 주효했다.

다만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외형이 늘어난 만큼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 덩달아 증가하면서 현금흐름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테크윈은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과 더불어 국내 방산업체 '빅3'로 꼽힌다. 1977년 설립된 한화테크윈은 항공기 엔진 및 필름카메라 사업을 중심으로 40여 년간 국내 정밀기기 산업 발전에 기여해 왔다. 현재 K55, K9 자주포, 포병사격 지휘장갑차 등 육군 무기체계를 비롯해 전투공병차량, 해병 상륙 돌격장갑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상 전투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2015년 6월 삼성을 떠나 한화그룹에 안긴 한화테크윈은 변곡점을 맞이했다. 삼성과 달리 방위산업을 모태로 성장한 한화그룹은 한화테크윈 사세 확장에 힘을 쏟았다. 그룹 지원을 등에 업은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4월 장갑차, 대공 및·유도무기 등을 생산하는 두산DST를 인수했다. 이어 7월에는 유도무기 레이더, 탐색 시스템 구축 등을 전문으로 하는 한화탈레스 잔여 지분을 인수해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활발한 M&A로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한화그룹 편입 직전인 2015년 상반기 1조 2094억 원이었던 매출은 지난 상반기 1조 8106억 원으로 50%가량 증가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2015년 상반기 매각에 따른 위로금 지급, 반도체 부품 사업 중단 등으로 약 7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이 역시 편입 이후 곧바로 흑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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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금창출력을 의미하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나빠졌다. 지난 상반기 1280억 원의 현금이 빠져나갔다. 2016년 상반기 800억 원의 현금이 유입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재고자산 증가가 현금흐름 둔화로 이어졌다. 한화그룹에 인수되기 전까지만 해도 재고자산은 5000억 원대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2016년 6월 말 7700억 원, 지난 6월 말 9700억 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외형 확장 전략에 따라 제작 단계에 돌입한 기기들이 증가한 결과다. 최근 2년간 가장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인 항공·방산 분야가 재공품(아직 완성되지 않은 제작 중인 제품)을 늘린 것이 재고자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외형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재고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며 "각 사업부가 보유 중인 구체적인 재고자산 규모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재고자산이 현금으로 전환되는 속도도 늦어졌다. 지난 상반기 한화테크윈의 재고자산 회전율은 1.87회로 2015년 2.03회, 2016년 1.90회 등 매년 하락하고 있다.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려면 어느 정도의 재고자산을 비축해둬야 하지만 재고자산회전율이 낮다는 점은 그만큼 팔리지 않고 쌓이는 제품들이 늘어났다는 걸 의미한다.

미청구공사가 증가한 것도 현금흐름 악화를 초래했다. 지난 상반기 미청구공사는 3515억 원으로 2015년 상반기 326억 원보다 3000억 원 이상 늘었다. 한화디펜스(옛 두산SDT), 한화시스템(옛 한화탈레스) 등 방산 부문에서 2855억 원 규모의 미청구공사가 발생한 탓이다. 특히 오는 12월 마무리 예정인 방위사업청과의 계약 건에서 300억 원의 잠재 손실이 일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예측한 수요량에 따라 제품을 미리 준비하면서 재고자산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하반기 한화테크윈이 재고자산을 얼마나 소진하는지에 따라 실적 개선 폭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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