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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ETF신탁 왜 늘릴까 수수료 수익 높고 상품 설계 용이…운용사에는 '신탁용' ETF 요청

이충희 기자공개 2017-09-12 08:41:00

이 기사는 2017년 09월 07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ETF신탁 판매를 늘려가는 데는 수수료 수익 증가, 상품 설계 용이성 등 복합적 요인이 한꺼번에 작용하고 있다. 운용보수가 매우 싼 ETF를 신탁계좌에 넣고, 최대 2%에 달하는 수수료를 수취해 가고 있어 은행에게는 포기하기 어려운 비즈니스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다.

수백 개 ETF 중 현재 시장 상황에 가장 적합한 상품을 골라내기만 하면 바로 신탁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ETF 시장 큰손으로 떠오른 은행들의 요구에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각종 패시브 상품들을 만들었던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쉽게 만들고 쉽게 판매…신탁 최적 상품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ETF신탁 수탁고는 1조56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국민은행은 전체 시중은행 중 ETF신탁을 압도적으로 많이 판매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신한은행, SC제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이 뒤를 잇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코리아 인덱스 ETF신탁' 등 상품을 통해 연 1.2% 안팎에 달하는 비싼 판매 수수료를 떼어가고 있다. 일반적인 공모펀드 판매수수료 보다 높다. ETF신탁을 통해 연간 수백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어 판매를 적극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이 ETF신탁 판매를 늘리는 이유는 또 있다. 국내 상장된 ETF 숫자가 300개를 넘어섰을 만큼 상품 선택 폭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 국가들 지수와 주요 산업군 지수들을 커버하고 있다. 은행들은 주기적으로 시장 상황을 분석한 뒤 그 시기에 맞는 ETF들을 추천 가판대에 올려 손쉽게 상품 라인업을 짜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이 많이 판매했던 ELS신탁은 상품 종류가 제한적이었지만 ETF신탁은 매번 다른 상품들을 만들어 다양한 투자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면서 "쉽게 만들고 쉽게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은행 신탁부서 최적의 상품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다양한 '신탁용' 혼합형 ETF 등장

지금까지 판매된 은행 ETF신탁 중에서는 코스피200 지수 추종 상품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은행과 자산운용사가 판매에 용이한 '신탁용' ETF 상품을 합작해 론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지난해 9월 상장된 'KB STAR 헬스케어 채권혼합' ETF는 KB국민은행과 KB자산운용이 힘을 모은 대표적 신탁용 상품이다. 보통의 ETF가 특정 지수를 추종하도록 만들어지지만 'KB STAR 헬스케어채권혼합' ETF는 헬스케어지수 투자 비중을 40% 이하로 제한하고 채권을 60% 이상 편입하도록 만들었다. 사실상 일반적인 액티브 펀드 형태를 갖추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정상적인 신탁 상품이라면 헬스케어지수 ETF와 채권 ETF를 한 계좌에 동시 편입해주고, 편입 비중과 매매 타이밍 등을 조절해가며 직접 운용해주는 것이 맞다"면서 "그러나 은행 신탁부서는 고객 계좌별로 이런식의 운용을 해줄 여력이 없다. 그래서 운용사에 액티브펀드 같은 ETF 설계를 맡기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KB STAR 헬스케어 채권혼합' 이외에도 최근 시장에는 은행과 운용사들의 신탁용 합작 상품이 넘쳐난다. 'KODEX 배당성장채권혼합', 'ARIRANG 고배당주채권혼합', 'KB STAR V&S셀렉트밸류채권혼합', 'TIGER 경기방어채권혼합' 등이 거론된다. 은행이 상품 설계와 운용은 자산운용사들에게 맡기고 신탁 수수료는 높게 책정해 수취해가면서 업계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은 고객과 직접 일대일 신탁계약을 맺지만 계좌를 실제 운용하지 않고도 비싼 수수료를 가져간다"며 "반대로 운용사들은 이전 액티브펀드 보다 운용보수를 싸게 만든 ETF를 은행에 공급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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