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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 10년 하나금융-UBS, 손익계산은 하나금융, 300억 추가 부담…UBS, 사실상 손절

이승우 기자공개 2017-09-12 09:14:00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1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과 UBS간 지난 10년간의 합작은 사실상 실패다"

하나UBS자산운용에 대해 금융권 뿐 아니라 하나금융 내부에서조차 이같은 평가가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합작 10년간 운용자산과 이익 모두 뒷걸음질쳤다. 그 사이 경쟁력 있는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범람했고 하나UBS자산운용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UBS는 손실을 보고 철수하게 됐고 하나금융도 계열사를 동원해 그동안 쏟아부었던 에너지로 인해 출혈이 불가피하다.

◇하나금융 매입가 1000억?..300억 더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가 UBS로부터 사들이기로 한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51%의 매입 대금은 1000억 원이다. 경영권이 포함된 지분으로 취득 주식수는 459만 주. 이를 통해 하나금융투자는 하나UBS자산운용을 100% 자회사로 두게 된다.

M&A 업계에서는 하나UBS자산운용의 지분 51% 매입 대금은 주로 주가순이익비율(PER)을 기준으로 책정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하나UBS자산운용의 연간 순이익은 100억 원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으로 PER 15배에서 최대 20배를 적용하면 가치는 1500억~2000억 원이 된다. 이의 절반이 하나금융투자의 UBS 지분(51%) 매입대금 1000억 원으로 책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경영권 프리미엄 가치가 산정되지 않았거나 혹은 수백억 원 정도로만 쳐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는 PER를 기준으로 가치 평가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분 51% 매입대금 1000억 원은 사실상 경영권에 대한 가치를 최소화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분 가치를 놓고 보면 하나금융이 UBS 지분을 싸게 산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51% 외 하나금융투자가 더 지불해야 할 돈이 있다. 2007년 7월 합작 당시 펀드 순자산이 매년 2조 원씩 늘어나지 않을 경우 3년 뒤 하나금융이 300억 원을 UBS에 내줘야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매입대금 1800억 원에 이 300억 원이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3년이 지난 2010년 위약금 대신 계약 연장 2년을 받아 들이면서 위약금 문제는 이월됐다. 하지만 지분 매각 협의가 이뤄지면서 올해말 기준 위약금은 지불해야 한다. 최근에도 하나UBS자산운용의 순자산은 계속 감소하고 있어 300억 원은 불가피하게 지급해야 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분 51% 매입대금외 펀드 순자산 감소에 따른 지불대금은 별도"라며 "올해말 기준으로 펀드 순자산이 늘어나지 않으면 300억 원을 UBS에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UBS, 투자손실 만만찮아…환차손도 눈덩이

2007년 UBS가 하나UBS자산운용에 투입한 자금은 1800억 원. 연말 위약금 300억 원을 돌려받는다는 가정을 하더라도 UBS는 500억 원 정도를 순손실로 입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UBS가 하나UBS자산운용 지분을 매각하며 손실을 보면서 넘긴다는 것은 사실상 손절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환차손까지 따지면 UBS의 손실은 더 커진다. UBS 자산 평가 기준 환율은 스위스 프랑으로 10년 전 대비 원화 가치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2007년 700원대였던 원/스위스프랑 환율은 최근 1200원 수준으로 급등했다. 그만큼 원화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던 UBS가 환율로 손실을 크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분 투자시 환헤지는 통상적으로 하지 않는다"며 "특히 스위스 프랑과 원화는 거래 시장이 없어 환헤지가 쉽지 않아 환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달러로만 환헤지를 했다고 하더라도 환손실은 상당하다"며 "결국 UBS는 하나UBS자산운용 10년간 투자금의 절반 이상의 손실을 보고 철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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