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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의 Money-Flix] 스타 헤지펀드 매니저는 무엇으로 사는가펀드매니저와 그를 쫓는 검사장의 대결을 그린 미드 <빌리언즈>

이철민 VIG파트너스 부대표공개 2017-09-13 08:20:14

[편집자주]

많은 영화와 TV 드라마들이 금융과 투자를 소재로 다룬다. 하지만 그 배경과 함의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는 참인 명제다. 머니플릭스(Money-Flix)는 전략 컨설팅 업계를 거쳐 현재 사모투자업계에서 맹활약 중인 작자가 작품 뒤에 가려진 뒷이야기들을 찾아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 한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1일 1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큰 반향을 일으켰던 교양 예능 <알쓸신잡>에서 출연진들이 ‘왜 부자들은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어하는 것일까'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다. 사람들은 행복해 지고 싶어서 소비를 하며, 그 소비를 위해 필요한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부자들은 자신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진 사람들을 이기기 위해 돈을 번다는 것이 그들이 내놓은 답이었다.

주목할 부분은 부자들이 그렇게 번 돈을 쓰는 과정에서 경제학 일반 이론으론 설명 안되는 현시적 소비 행태를 종종 드러낸다는 것이다. 위치재(Positioning Goods)라고도 불리는 고가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가격과 상관 없이 구매하는 것. 19세기말 시카고 대학의 경제학자 베블런이 주창한 ‘베블런 효과'는 바로 그러한 소비 행태를 설명하는 용어로 소개가 되었다.

자본주의 본진인 미국에서 그러한 분석의 대상으로서 부자는,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뉘어 진다. 19세기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다양한 전통 산업 분야에서 재벌로 성장한 기업들의 창업자 가문, 20세기 중반 이후 등장한 다국적 기업들의 CEO나 실리콘 밸리의 창업자 등 기업인,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근 몇 십 년간 스타덤에 오른 금융 투자자들이다.

그 중 금융 투자자들의 경우, 하는 일이 워낙 전문적이고 은밀해 사생활이 잘 노출되지 않는 편이다. 특히 소수 정예의 인력으로 수 조원에서 수십 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운용하는 스타급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선망의 대상인 동시에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미드 '빌리언즈'
거물 헤지펀드 매니저와 검사장의 대결을 그린 미드 '빌리언즈'

지난 해 1월 미국 쇼타임(Showtime) 채널에서 시즌 1을 방송한 후 현재 시즌2까지 완료된 드라마 <빌리언즈>(Billions)는, 그런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업무와 사생활을 과감하게 전면에 내세운 보기 드문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넷플릭스를 통해 시즌2까지 공개돼 이미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엑스 캐피탈이라는 헤지펀드를 창업하여 운영하는 스타 펀드매니저 바비 엑슬로드(데미안 루이스 분)와, 뉴욕 남부 지방 검찰청 검사장 척 로즈(폴 지아마티 분)다. 바비는 업계 최고의 명성을 기반으로 편법 탈법 불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더 많이 벌고자 하는 인물이고, 척은 금융업계의 거물들을 적발하고 단죄하여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대하려는 인물이다.

드라마는 그 두 거물의 얽히고 설킨 관계 속에서, 바비를 쫓는 척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런데 한 쪽이 선이고 다른 한 쪽은 악일 것 같은 구도는 초반부터 여지없이 붕괴된다. 선한 편일 것 같은 척이 실은 뉴욕 주지사 선거에 나가기 위해 바비를 재물로 삼고자 하는 장면부터 그렇다. 반면 흙수저 출신 바비는 자신의 직원들과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는 매우 인간적인 면모가 부각된다.

이 드라마의 이야기는 실화에서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 헤지펀드 운용사 S.A.C 캐피탈의 창업자인 전설적인 펀드 매니저 스티브 코헨과 뉴욕 남부 지검장 프릿 바라라가 2013년 S.A.C의 내부자 거래혐의를 두고 벌였던 법정 다툼이 바로 그 것이다. 현실에서는 S.A.C 캐피탈이 약 2조원의 벌금을 내고 모든 펀드를 해산 한 후에 문을 닫는 것으로 끝났다.

그렇다면 현재 시즌3가 제작 중에 있는 드라마의 최종 결말은 어떨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어느 한 편을 응원하기 참으로 힘들다는 사실이다. 더 많은 돈과 더 많은 권력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획득하고자 혈안이 되어 있는 자들의 대결을,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오랫동안 지켜봐 온 입장에선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같은 절망적인 상황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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