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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이치 전환사채 '0%'이자율의 의미 thebell note

이경주 기자공개 2017-09-15 08:33:59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4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업체 비에이치(BH)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5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의했다. 이번 CB발행은 사모방식으로 진행돼 이미 대상자가 정해진 상태에서 이사회를 통과했다. 키움증권 등 12곳의 기관투자자들이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있다. CB의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0%다.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인 사채에는 기본적으로 이자가 붙는다. 돈을 빌렸으니 마땅히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CB는 이자와 더불어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채권자가 주식으로 전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까지 부여한 사채다.

BH가 발행한 CB는 이자율이 0%니 의아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국내 발행된 CB 평균 이자율은 표면 1.6%, 만기 3.6% 수준이다. BH가 상당히 유리한 거래를 한 셈이다.

채권자들이 전환가액으로 얻는 혜택도 거의 없다. 전환가액은 한 주당 2만2717만 원으로 전일(12일) 종가 2만2800원과 비슷하다. CB는 전환가액이 현재나 미래 예상 주가보다 낮을수록 채권자들에게 유리하다. 향후 전환청구권을 행사할 때 보다 많은 차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BH는 이자비용 없이 500억 원의 거금을 끌어 모으는데 성공했다. 채권자 입장에서 보면 이자를 포기하면서까지 BH 주식을 현재 가격으로 확보하고자 했다. 이자가 없는 CB이기 때문에 채권자들의 유일한 목적은 주식 전환을 통한 차익 실현이다.

그만큼 BH 성장가능성에 대해 기관투자자들이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는 뜻이다. BH는 대표 애플 수혜주로 꼽힌다. 13일 미국에서 공개된 애플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텐)에 BH가 만든 FPCB가 탑재돼 있다. 내년에는 FPCB 공급량이 두 배로 늘어난다.

시장의 믿음은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CB로 조달한 500억 원 가운데 400억 원은 베트남공장 증설투자에 사용된다. 이자비용 없이 미래를 위한 투자를 단행해 보다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 BH가 그 과실을 다시 투자자들에게 돌려줄수 있도록 매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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