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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르네상스 시대 열렸다" [THE NEXT]게오르그 링에 獨 함부르크대 교수

강우석 기자공개 2017-09-22 15:27:31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2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구 사회를 중심으로 기관투자가 주주행동주의에 르네상스가 열렸다. 상호 간에 연대하는 메커니즘이 주주행동주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다."

더벨 '더 넥스트 기업 지배구조 컨퍼런스' 세션1_39
게오르그 링에 독일 함부르크대 교수가 22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힐튼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더벨 '더 넥스트 기업 지배구조 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게오르그 링에 독일 함부르크대 교수(사진)는 22일 머니투데이 더벨이 ‘기업 지배구조에서 기관투자자의 역할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2017 기업구조 컨퍼런스 THE NEXT'에서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게오르그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주행동주의(액티비스트·Activists)가 활발해졌다는 데 주목했다. 전년도 기준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총 644곳이다. 2012년 이후 매년 10%씩 늘어났다. 글로벌 유동성 경색으로 프라이빗에퀴티(PE)와 헤지펀드가 향후 빛을 잃게될 것이란 일각의 전망을 무색케한 것.

그는 "경기 회복과 맞물려 행동주의 펀드들의 캠페인 수치가 계속해서 증가해왔다"며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과 맞물려 '새로운 행동주의의 조류'가 왔다는 견해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금융위기 직후 유럽시장에선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정치적 이유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영국 자본시장은 '주주의 봄'이라 일컬어지는 등 행동주의가 활발한 지역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그는 "주주들이 투자 기업의 이해관계를 더 많이 대리하고자 하고, 경영진 보수 수준에도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다"며 "일반 대중들을 설득하는 PR방법도 한층 개선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행동주의가 활발해진 배경에 '연대(Solidarity)'가 있다고 분석했다. 헤지펀드와 기관투자가·장기투자자 간에 대화와 조율이 확산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헤지펀드는 자신들의 이익 뿐 아니라 주주 전체를 고려하게 되고, 과도한 위험추구를 지양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연대 차원에서 팀을 구성하게 되면 헤지펀드의 제안을 설명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며 "헤지펀드는 지배구조 변화가 다른 주주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설득해야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연대 과정에서는 공식적 차원을 넘어 비공식 접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동 행동을 취하는 데 유럽 외에도 여러 국가들이 제약 사항을 마련해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금융 당국의 역할을 언급하며 주제발표를 마쳤다. 당국 입장에서 행동주의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기 쉽지 않지만, 사익만을 위해 움직이는 헤지펀드들은 적어도 감시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규제 당국은 행동하는 주주를 원하지 행동주의 헤지펀드를 원하지는 않는다"라며 "이런 점에서 당국 차원에서 경영진, 컨트롤러의 과잉행동을 사전에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표 전문>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 서울에 다시 와서 기쁘다. 주최 측에 감사드린다. 제 발표는 지금까지 언급된 내용들의 연장선 상에 있다. 주주행동주의라고 하는 주제에 저는 좀 더 집중해서 말씀드리려 한다.

두 가지 말씀을 드리려 한다. 주주행동주의의 개념에 관한 질문이 많다. 우선 알렉스 교수님도 얘기하셨지만 주주행동주의라고 하는 것의 본질은 어떤 환경에 처해있고 어떤 국가냐에 따라서 상당히 다르다는 점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 일단 말씀드릴 것이다. 두 번째는 금융위기 이후 주주행동주의의 발전방향을 말씀드려보려 한다.

주주행동주의, 혹은 주주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라는 게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모호한 개념부터 이해해야 한다. 이들은 액티브한 주주다. 기업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라는 얘기다. 재무적인 부분에만 관심갖는 게 아니다. 지배구조 자체에 관심이 많은 것이다. 지배구조를 개선하는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결과는 부정적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다른 사람이 뭘하는지 경영진이 뭘하는지 보고 수익률을 나중에 공유하자는 무임승차자가 생기는 것이다. 실제로 행동주의자들의 입장에서는 이 그늘에서, 그림자에서 벗어나 기업 전략에서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취하는 게 어떤 효과를 주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거래형 주주라는 개념이 있다. 이들 같은 경우에는 단순히 어떤 매도, 매수 등 특정 거버넌스 부분이 긍정적이라 생각되면 열차에 뛰어든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다. 좀 더 관여도가 높은 주주는 의결권이 있는 경우일거다. 의결권을 행사해서 반대, 찬성표를 던지는 부류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좀 더 극단적인 경영권 인수, 탈상장 등을 통해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대상 기업의 거버넌스를 개선시키는 적극적인 유형이 있다.

주주 구성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 드리겠다. 미국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행동주의자들이 활동하는 환경은 분산형 주주구조다. 이 경우 관리자와의 대리인 문제를 극복하려 한다. 주주들이 어느 정도까지 경영진을 압박하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을 지 보는 것이다. 그들은 모든 주주들의 이름으로 한다고 주장한다. 재무적인 이해관계 및 무임승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접근법을 하는지 보는 것이다. 행동주의 기관들은 사익 추구가 목적인 경우가 많다. 숨겨진 나름의 동기가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주주구조가 조금 다른 유형일 경우 상황은 다르다. 아시아, 대륙 유럽도, 독일도 그랬다. 집중된 소유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주주행동주의가 다른 의미를 갖는다. 단순히 소수의 행동주의자들이 대주주에 어떤 지배권이나 권리를 극복하는 것 이상의 의미다. 지배주주에 의해 대주주가 원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소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그런 기업을 극복하고자 하는 걸로 여겨진다. 이런 점에서 행동주의자들의 행동은 소액주주 의견을 대리하는 걸로 구체화된다. 이익과 관련된 이슈가 부상될 수 밖에 없다.

국가 별로 다르지만, 대주주가 취하는 사익에 대해 대항하는 방식이라든지 소액주주가 극복하고자 하는 것들을 다뤄보려 한다. 이 경우에는 지배권이 있는 자가 의결권도 있기 때문에 액티비스트로 활동하는 건 훨씬 어렵다. 다른 당사자와 연대해야 할 수도 있고 주장하는 바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 다수 지분을, 다수 의결권을 가진 사람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집중된 내지는 분산된 주주구조(즉 이분법적인 구조)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두 개의 중간단계에 이르는 구조들도 많이 존재한다. 아시아에도 그렇고 북미에서도 그렇다. 실제로 대주주는 아니지만 소액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주들이 몇 군데로 이뤄질 수도 있다. 쉽게 말해 전체 스팩트럼 중 중간단계 구조도 있다는 얘기다.

시간 흐름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독일은 항상 집중된 주주구조를 가지고 있는 걸로 연구되곤 하는데 더이상 그렇지 않다고 보는 게 맞다. 대규모 상장기업의 경우 더욱 그렇다. 미국처럼 주주구조가 분산된 경우가 독일에서도 많이 나오고 있다. 흑백으로 나눌 수 있는 논리는 아니다. 분석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우리가 행동주의자들을 믿을 수 있는지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일테다. 당국 입장에서는 모니터링을 통해 이익을 창출코자 한다. 경영진, 콘트롤러에 대한 모니터링으로 과잉행동을 방지해야한다. 액티비스트들이 사익만을 위해 행동하지 않도록 조치가 필요하다.

주주 간 대리비용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서로 다른 액티비스트들의 대리비용은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희소식은 기본적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편의상 '팀 구성 콘셉트'라고 부른다. 연대가 더 강해지고, 여러 행동주의 집단 간의 팀 구성이 더 강해진다는 뜻이다.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경우 큰 규모 기관투자가들을 잘 설득하고 있다. 장기투자자들을 설득하고 이들과 연대를 구성해 원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바꿔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주의 펀드들이 가장 먼저 움직이기 시작한다. 제일 먼저 아이디어를 가지고 나와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표가 더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다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주들과 연대해야한다. 물론 특정 거래를 수행하기 위해선 일정 수준의 기준을 넘겨야만 한다. 합병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서 장점은 헤지펀드에 더 큰 권력을 준다는 것이다. 장점 중 하나는 이렇게 연대를 구성하면, 즉 팀을 구성하게되면 제안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한다. 헤지펀드 입장에선 다른 주주 설득해 연대를 형성해야한다. 그런데 본인들의 의도가 과도한 위험 추구와 사익추구에만 쏠려있다면 다른 주주들을 설득하기 어렵다. 다른 사람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주주집단 모두에게 혜택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원하는 지배구조 변화가 사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들을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전통적인 소극적인 펀드들로 하여금 실제로 설득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긍정적인 건 없을 것이다.

이런 방식이 가능질까? 금융위기 이후로는 안 될 거라 생각했다. 유동성 경색되면서 몇몇 프라이빗에퀴티(PE)와 헤지펀드가 앞으로 빛을 잃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정치적인 상황도 좋지 않았다. 특히 유럽의 경우 헤지펀드가 금융위기 발생시킨 것도 아닌데 정치적인 이유로 비난받았다. 그래서 행동주의 펀드와 헤지펀드에게 어려운 시기였다. 그 이후에 상황은 조금 달라졌다. 최근 데이터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수 년동안 행동주의 펀드들의 캠페인 수치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장기침체 이후 그리고 경제가 다시 회복되면서 새로운 행동주의의 조류가 시작된 거 아니냐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일반 대중들에게 설득하는 PR방법도 개선됐고 영국의 경우 '주주의 봄'이라고 지금을 명명짓기도 했다. 주주들이 이익관계를 더 많이 대리하고자 하고, 경영진의 보수 수준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다.

연대 형성에 대해 아까 말씀드렸다. 이는 변화를 가져 올만한 혁신적인 방법 중 하나다. 물론 특정 업종, 기업 별로 액티비즘이 더 가속화됐던 배경에는 매물로 나온 기업도 많고 밸류가도 떨어진 덕분도 한 몫 했다. IT발전도 큰 도움이 됐다. 최근에는 행동주의 효과 연구 사례가 더 많아지고 있다. 헤지펀드, 행동주의 펀드 수익에 대한 분석과 장기효과 분석도 많아졌다. 보유기간이 더 길어진다는 것. 투자 보유기간. 그리고 기업 혁신이 가속화된다는 것, 이사회를 가져갈 경우 등에 대한 데이터가 조금씩 쌓이고 있다. 헤지펀드 투자자들에게도 이익을 전달해주느냐. 이것에 대한 근거는 아직 미약하다. 혼재돼있고 치열하게 논쟁되고 있는 부분이다.

마무리에 앞서 규제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규제 당국 입장에서는 시스템을 설계해서 주주행동주의에 대응하는 게 매우 어렵다. 효익에 대해서는 불가지론적인 스탠스인것이고. 어떠한 배경에서 발생하느냐가 중요하다 말씀드렸다. 규제 당국은 사실 행동하는 주주를 원하지 행동주의 투자자를 원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두 개를 구분하는 것이 애매하긴 하다. 지금까지의 헤지펀드 규제를 보시면 금융위기 이후에 많이 제정됐고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헤지펀드에 대해서 적대적이기도 했다. 특히 유럽의 경우 시장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것, 감독이 중요하다는 것은 시스템 위험에 대한 부분이었지 기업지배구조와 관련돼 초점이 맞춰졌던 것은 아니다. 다른 논문에서는 구체적으으로 우리가 어떠한 액티비티들을 면밀히 생각해야하는가에 대해서도 실고 있다. 여기서는 말씀 안 드리겠다.

우선 기관 행동주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다. 정교화됐고 최근들어 서구쪽에서는 르네상스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대하는 메커니즘이 실제로 도움이 됐다. 가시성을 높였고 한단계 성숙해진 것이다. 행동주의 펀드가 제안하는 내용들이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지지받게 되면 한 단계 필터링거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배경조사가 됐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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