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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 '신사업 고전' 커지는 투자손실 리스크 [엔터테인먼트 경영 2.0]④자회사 취득가-순자산가액 격차 확대, 누적 적자 후폭풍

박창현 기자공개 2017-10-17 06:43:00

[편집자주]

엔터테인먼트사는 더는 구멍가게가 아니다. 이미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지 20여년 된 기업도 있다. 특화된 경영 시스템이 자리를 잡고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구축되고 있다.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지배·재무 구조를 점검하고 개성 강한 경영 스타일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0월 06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엔터)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전방위적인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다. 현재 YG엔터 자회사인 YG플러스가 신사업 발굴의 '더듬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수 년에 걸쳐 600억 원 넘는 자금을 관련 신설법인에 쏟아부었지만 누적 손실 여파로 투자 손실 리스크만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다만 초기 사업 단계인 자회사들이 많아 연착륙 여부에 따라 회복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YG엔터는 2014년 인수한 YG플러스를 영토 확장 첨병으로 삼고 있다. YG플러스는 그룹 편입 이후 다양한 영역에 손을 뻗고 있다. 화장품과 골프, 모델 매니지먼트, 외식 프랜차이즈, 금융투자업 등이 대표적이다. YG플러스는 신규 사업에 진출할 때마다 신설법인을 세워 책임경영 시스템을 구축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YG플러스가 이들 신설법인에 투입한 금액만 666억 원에 달한다.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된 계열사은 골프·스포츠 매니지먼트 전문 자회사인 'YG스포츠'다. 올해까지 투입된 현금만 210억 원에 달한다. 특히 올해 신규 인수합병(M&A) 자금을 지원하면서 투입 금액이 커졌다.

화장품 자회사인 '코드코스메 인터내셔널'과 금융투자 자회사 'YG인베스트먼트'에도 각각 158억 원, 103억 원의 자본금이 출자됐다. 이 밖에 모델 매니지먼트 사업(YG케이플러스)과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YG푸즈)에도 각각 70억 원, 35억 원의 자금이 들어갔다.

문제는 이들 자회사들이 초기 사업 연착륙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적자 사업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YG플러스는 2015년 들어 대대적으로 신사업 투자를 집행했다. 첫 투자가 이뤄진 시기라 초기 비용을 감내해야 했다. 실제 그 해 자회사들은 총 4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듬해에도 적자 행진은 계속 이어졌다. 어느 정도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자회사 통합 매출액은 전년 231억 원에서 지난해 451억 원으로 배 가까이 커졌다. 하지만 그 만큼 판매 관리비도 급증하면서 손실액이 66억 원으로 늘어났다. 매출 외형은 더 커졌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된 셈이다. 올해도 사정은 녹록치 않다. 올 상반기까지 255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여전히 순손실(-14억 원)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작년과 비교해 손실액이 크게 줄어든 점이 위안거리가 되고 있다.

적자 최대 원흉은 화장품 계열사 '코드코스메 인터내셔널'이다. 소속 아티스트인 빅뱅 '지드래곤'과 2NE1 '산다라박'을 앞세워 화장품 시장에서 공격적인 스타 마케팅에 나서 있지만 여전히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당장 최근 3년 동안 누적된 적자 규모만 130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84억 원을 투자했던 '코드코스메 홍콩법인(CODECOSME)'에 대해 청산 절차를 밟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총 24억 원을 손실처리했다.

손실이 쌓이면서 자회사 취득금액(장부가격)과 순자산가액 간 격차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순자산은 전체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하고 남은 순수 자본 계정을 의미한다. 회계상 모든 자산을 매각해서 빚까지 청산하고 남는 자금을 의미하기 때문에, 비상장 기업의 기업가치를 가늠하는 척도로도 활용된다.

YG

2015년 첫 투자 당시만 해도 취득금액(530억 원)과 순자산가액(398억 원) 간 괴리율이 24.8%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적자 누적으로 순자산이 감소하자 괴리율이 31%까지 벌어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자본금을 대거 까먹으면서 격차가 40%까지 벌어졌다. 현재 YG플러스의 자회사 장부가격은 666억 원이지만 순자산 가액은 394억 원 뿐이다. 당장 장부가격 대로 매매가 이뤄지면 YG플러스는 271억 원의 손실을 떠안게 된다.

물론 YG플러스가 당장 자회사를 매각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실제 자산 매매가 이뤄지더라도 장부가와 다르게 가격이 매겨질 수 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장부가격과 순자산가액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사업적으로나 재무적으로 모두 부담이다. 궁극적으로는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업은 보유 자산의 장부가격과 실제 회수 가능 금액을 비교하는 손상차손 검사를 매년 실시한다. 장부가격과 비교해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판단하면 그 차액만큼을 손실로 인식한다. YG플러스도 과거 '코드코스메 홍콩법인(CODECOSME)' 투자금 일부를 손상차손 손실로 떨어냈다.

보유 자회사의 장부가격과 순자산가액간 격차가 더 벌어질 경우 YG플러스도 회수 가능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투자금 손실 처리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향후 실적 반등에 성공하면 이 같은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긍정적인 상황 판단 하에 보수적인 회계정책을 고수하면 손상차손 회계처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YG 측은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화장품)과 온·오프라인 연계 프로모션(골프), 신규 콘텐츠 제작(모델 매니지먼트), 브랜드 마케팅 (외식) 등 사업 부문별 맞춤형 전략을 마련해 업황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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