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0월 31일 1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송인서적 회생계획이 최근 채권단회의를 통해 확정되면서 인터파크로의 피인수 절차도 곧 마무리 단계로 진진될 전망이다. 국내 2위 서적도매업체인 송인서적을 품에 안게 될 인터파크가 과연 관련 사업에서 어떤 전략을 구사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6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관계인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의 97%, 회생채권자의 77%가 인터파크의 송인서적 인수건을 포함한 회생계획안에 찬성했다. 인터파크가 송인서적 지분 55%를 50억 원에 인수하고, 나머지 44%를 중소출판사들이 보유하는 안이었다. 인수대금으로 채무를 갚고 이사 선임과 출자전환 등 후속 절차에 들어가면 한 달 안에 송인서적의 시장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송인서적은 연매출액 500억 원을 올리는 국내 2위 책 도매기업으로, 전국 2000여 개 출판사를 거래처로 두고 있다. 송인서적 인수로 인터파크는 도서 유통 부문 사업을 한층 더 확장시킬 수 있게 됐다.

인터파크는 경영권 인수절차가 마무리되는 즉시 송인서적의 정상화 방안을 실행할 계획이다. 일찍이 영업과 물류, 재무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인수팀을 꾸려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인터파크는 정확한 입·출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출판사에서 도매점이나 소매 서점으로 이어지는 거래가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출판 유통 시스템을 선진화한다는 복안이다. 인터파크의 자본력과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역 서점으로의 납품과 고객 배송 서비스 차별화에 역점을 뒀다.

전국에 연결된 자사의 IT 네트워크와 지역 서점들 간 제휴를 통해 고객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도매업체로서 기존의 송인서적에게는 한계가 있었던 도서 마케팅도 전개하기로 했다. 온라인 시장 내 점유율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공연이나 여행, 도서 등 특화 분야에서 수익을 만회하겠다는 인터파크의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인터파크는 특히 출판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됐던 어음거래 관행을 현금거래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복안이다. 송인서적 역시 만기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 처리된 사례다. 이전에 출판사들이 송인서적에 책을 공급하고 받은 어음은 모두 무용지물이 됐다. 출판사와 인쇄소 등 거래처 간 결제에서 서적업체에서 받은 어음으로 거래해 온 관행 때문에 송인서적의 부도는 출판업계 전반에 큰 타격을 줬다.

관계인집회에 앞서 지난 24일 출판계 단체들은 송인서적의 전(前)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했다. 대한출판문회협회와 한국출판인회의는 이규영 전 대표이사와 송석원 전 전무이사를 상대로 횡령과 배임 등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들어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이 전 대표와 송 전무가 부도를 앞두고 수 십억 원대 현금과 어음을 횡령하고, 장부를 조작해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인터파크는 이같은 폐단을 사전에 방지하게 위해 어음 발행을 전면 중단할 방침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앞으로 현금거래를 원칙으로 하되, 서점 발행 어음(타수어음)에 대해서는 현금 결제시 거래조건을 개선해주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 순차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