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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노조 주주제안]'하승수·현대증권'…과거와 달라진 변수②2012·15년 시도 무산…옛 현대證 노조 참여하자 재시도

원충희 기자공개 2017-11-14 11:11:50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3일 08: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는 20일 열릴 KB금융지주 임시주주총회에 올라간 제3호 의안은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하승수 변호사의 선임안건이다. KB금융 노조는 지난 2012년, 2015년 두 차례 걸쳐 사외이사 추천을 시도하다 무산된 바 있다. 앞서 두 번은 주총에 올라가지도 못했지만 이번에는 의안으로 채택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8월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실시로 소액주주의 사외이사 추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노조가 유리한 상황이라고 느낄 만한 요인도 있다. 김상조 전 경제개혁연대 소장(현 공정거래위원장)이 KB금융 소액주주들을 설득해 추천한 사외이사가 선임된 사례다. 또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에 성공한 경험이 있는 옛 현대증권 노조가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이하 KB노협)에 들어왔다. 대외적으로는 노동이사제 도입 추진 등 노조에 우호적인 정치적 분위기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KB노협은 지난 9월 21일 계열사 직원의 우리사주 등 KB금융지주 주식 92만 2586주(지분율 0.22%)를 위임받아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주 내용은 정관변경과 사외이사 추천이다. 이는 KB금융 이사회의 법적검토를 거쳐 지난달 26일 주총안건으로 정식 상정됐다.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인물은 하승수 변호사다.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후 공인회계사로 일하다가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변호사로 활동했다. 주로 환경운동과 시민운동에서 이름을 알렸다. 지난 2004년 현대증권에서 3년간 사외이사직을 수행한 경력도 있다. 금융권 최초의 노조 추천 사외이사다.

KB노협 측은 "현재 지주 이사회 9인의 이사 중 7인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있지만 이 중 주주들의 정식제안을 통해 선임된 후보는 없다"며 "주주들의 제안으로 추천된 사외이사 후보가 선임되면 독립성이 제고하고 경영의 투명성도 확보될 것"이라며 후보추천 배경을 밝혔다.

사실 KB금융 노조가 사외이사 자리를 요구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어윤대 회장 시절인 지난 2012년 2월 정기주총을 앞두고 국민은행 노조는 시민운동가 출신 김진 변호사를 후보로 내세워 사외이사 선임을 추진했다. 하지만 주주제안 행사요건인 의결권 지분율 0.25%를 채우지 못해 실패로 돌아갔다. KB사태를 정리하던 중인 2015년에도 시도한 바 있으나 이 또한 중도에 무산됐다.

그렇다면 노조가 앞서 두 차례 실패했던 사외이사 추천 선임을 다시 시도한 배경은 무엇일까. 은행권에서는 두 가지 대내적 변화를 꼽고 있다. 하나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경제개혁연대 소장으로 활동할 당시 KB금융 소액주주를 설득해 이병남 전 LG인화원장을 사외이사 추천 선임하는데 성공했다. 또 다른 요인은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에 성공한 경험이 있는 옛 현대증권 노조의 유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KB노협이 옛 현대증권 사외이사를 지냈던 하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며 "사외이사 추천 선임에 성공했던 현대증권 노조의 경험이 어떤 형태로든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6월 현대증권을 인수해 기존의 KB투자증권과 통합, KB증권을 출범시켰다. 증권가에서 강성으로 알려졌던 현대증권 노조는 KB증권 노조로 바뀐 뒤 KB노협의 일원으로 들어왔다. KB증권 관계자는 "옛 KB투자증권에선 노조가 없었다"며 "지금의 KB증권 노조는 사실상 옛 현대증권 노조"라고 설명했다.

대외적으로는 노조·소액주주에게 유리해진 법 제도와 정부 정책방향이 지목됐다. 지난해 8월 실시된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제33조 1항에는 '6개월 전부터 계속하여 금융회사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만분의 10(0.1%) 이상에 주식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유한 자는 상법 제363조의2에 따른 주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상법 제363조의2 조항은 주주제안권에 대한 내용으로 사외이사 후보추천과 이를 주총에서 설명할 기회를 허용토록 하고 있다.

KB노협은 이 조항을 바탕으로 사외이사 추천안을 주총안건으로 올렸으며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통해 위임장 모으기에 나섰다. 오는 20일 KB금융지주 임시주총에 참석해 주주들 앞에서 허 변호사의 사외이사 추천이유를 설명할 기회도 갖는다.

노조 추천 사외이사는 현 정부가 공약으로 밝힌 '노동이사제'와 비슷한 제도다. 정부는 상법개정 등 관련제도를 정비한 뒤 이르면 내년부터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다만 근로자대표(노동이사)가 이사회에 참석해 발언권 등을 행사하는 노동이사제와 달리 KB노협이 시도하는 것은 '노조 추천 사외이사'라는 점에서 일부 차이는 있다. 노동이사제보다 간접적인 경영참여 방식이긴 하지만 추천받은 사외이사가 노조의 뜻을 대변할 것임을 감안하면 효과는 비슷할 전망이다.

주주제안권 법령
*자료: 법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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