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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에 쏠린 눈…은성수 행장 구조조정 시험대 '일자리 창출' 정부 방향성 반영할 지 주목

윤지혜 기자공개 2017-11-24 09:14:55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2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동조선해양의 생존여부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비슷한 처지에 놓였던 STX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이 선수금환급보증(RG)를 발급하기로 결정하면서 경영정상화 물꼬를 트게 됐지만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성동조선은 처리 방안 마련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아직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 여건이 악화됐고 이미 채권단이 성동조선에 7년째 자금 투입을 지속하고 있어 추가 지원이 부담스럽지만 정부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조선업 침체가 오랜기간 지속된 만큼 전격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해 보이지만 이는 현 정권의 일자리 창출과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조선과 성동조선의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게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당장 청산하는 게 존속시키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이익이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TX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회사의 존속을 택했다. 재무 상태가 나쁘지 않고 부동산 등 처분을 통해 일정 부분 현금 확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산은 관계자는 "내년까지 여유자금 3000억 마련이 가능하다"고 했다.

반면 성동조선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우선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5000억가량 차이가 나고 부실화 정도가 극심하다. STX조선은 영업이익을 창출하진 못하지만 작년 법정관리를 조기 졸업하면서 부채비율을 낮췄지만 성동조선은 6월 말 기준 자기자본 마이너스(-)1조4360억 원이다.

지난해 성동조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계속기업을 가정해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조선산업 경기악화, 파생상품부채 및 시설투자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 등 재무구조가 악화된 상황"이라고 명시됐다. 또 강조사항란에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2조1640억 원 많고 회사의 총부채가 총자산보다 1조19851억 원 많다"고 기재됐다. 성동조선이 적자인데다 부채가 과중해 자산 매각을 통해 해결이 어렵다는 뜻이다.

성동조선의 실사 결과가 나온 이후 금융권은 은성수 행장의 대응에 주목하고 있다. 성동조선에 대한 결정이 앞으로 수은의 구조조정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본적으로 은성수 행장이 내세우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논리는 '원칙론'이다. 은 행장은 지난 9월 취임식 당시 이에 대한 질문에 "생존할 기업은 살리고, 죽을 기업은 죽이고"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논리대로라면 청산가치가 높다는 성동조선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지만 실현될 가능성은 크다고 보기 어렵다. 은성수 행장의 성향 상 일자리 중심 경제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현 정권과 대치되는 결정을 하기 쉽지않다는 분석이다.

기재부 또한 수은 행장을 선임하면서 좀 더 정부가 강조하는 방향에 발 맞춰주길 바라는 의중을 담았다. 은성수 행장은 과거 기재부 시절 최종구 현재 금융위원장의 두 기수 후배로서 업무를 함께 한 경험도 있어 친분이 두텁기도 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성동조선에 대한 수출입은행 입장이 아직도 나오지 않은 이유는 은성수 행장이 정부 방향성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인 듯 하다"며 "은성수 행장이 통합을 강조하는 성향인 만큼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까지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고 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조만간 성동조선에 대한 은행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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