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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공시한 CJ CGV

박시은 기자공개 2017-12-05 09:13:55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4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CGV가 '영국 뷰시네마(VUE Cinema) 인수 검토' 보도에 대해 부실공시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꽤 분명하다. 올해 9월말 기준 CJ CGV의 현금성자산은 1000억 원가량에 그친다. 예상 매매가가 3조 원에 육박하는 뷰시네마 인수 타진 행보가 시장에 알려지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신용도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지난해 8000억 원 상당의 터키 영화관 체인 마스(Mars Entertainment Group)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 과정에서의 과도한 차입으로 신용등급이 강등('AA-'→'A+')되는 타격을 감수해야 했다.

재무상태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뷰시네마 인수 검토 사실이 보도된 후, 주가 움직임 역시 CJ CGV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관련 기사가 나간 지난달 28일을 기점으로, 3거래일 동안 CJ CGV의 주가는 5% 넘게 떨어졌다. 부인공시를 낸 뒤에야 상승세로 전환, 7만 3000원대를 회복했다.

"당사의 영국 영화사업체 인수 추진설은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뷰시네마 인수 추진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CJ CGV가 답변한 내용이다. 전혀 없었던 일인 것처럼 해명한 공시 이면에는 CJ CGV가 부인할 수 없는 실상들이 있다.

CJ CGV가 자체적으로 뷰시네마 인수를 검토했던 것은 약 1년 전부터다. 이 과정에서 CJ CGV는 한 외국계 투자은행(IB)과 접촉, 인수자문 성격의 도움을 받았다. 지난 6월에는 M&A 담당자가 직접 영국으로 건너가 매도자 측에 '(뷰시네마) 경쟁입찰에 착수하면 꼭 딜에 초청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때문에 영국 현지에선 CJ CGV를 '진성 인수후보'로 여기고 있는 분위기다.

CJ CGV 홍보담당자의 반응은 이렇다. "뷰시네마는 현재 CGV가 검토하고 있는 해외 여러 동종업체 매물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데 조회공시 답변에선 "사실무근"이라 했다.

업계에선 CJ CGV가 아직 뷰시네마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도 그럴 것이 CJ CGV에 맞서 뷰시네마 경영권을 노리던 영국 현지 1위 영화체인 업체가 최근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고 한다. 공시 번복 제한 기간인 3개월이 지난 후 CJ CGV가 또 어떤 입장을 취할지 모를 일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CJ CGV의 주주(株主)라면, 본인이 투자한 시가총액 1조 5000억 원 규모의 상장회사가 사실을 가리고 주가를 반등시켜준 것이 그저 반갑기만 할까. CJ CGV 주식에 투자를 계획 중인 사람이라면, 적어도 투명성을 보고 자기 돈을 맡기진 않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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