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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돌 공익사업' 교육서 예술·장학 꽃피워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태광그룹] ①고 이임용 부부창업주 기틀, '다사다난' 그룹사 변천 투영

김병윤 기자공개 2017-12-07 08:45:04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4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그룹은 부부 창업주가 중심이 돼 공익사업 닻을 올렸다. 1977년 교육사업 목적으로 세운 일주세화학원이 출발점이다. 그룹은 1990년대와 2000년대 공익재단을 각각 1개씩 추가했다. 사업 분야도 장학·예술 등으로 넓혔다.

재단 운영은 그룹 경영과 궤를 같이 한다. 재단의 이사장은 그룹 경영을 이끄는 인물이 맡아오고 있다. 고(故) 이임용 창업주의 별세 후 찾아온 경영 시련도 재단 역사에 반영돼 있다.

태광그룹
<일주학원 현판을 붙이는 고 이임용 태광그룹 창업주(오른쪽)와 고 이선애 공동창업주(사진=일주세화학원 홈페이지)>

◇1977년 닻 오른 공익사업, 부부창업주 흔적

태광그룹은 일주세화학원·일주문화재단·세화예술문화재단 등 3개의 공익재단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의 1호 재단인 일주세화학원은 1977년 만들어졌다. 재단의 첫 명칭은 일주학원이었다. '일주'는 고 이임용 태광그룹 창업주의 호다. 이후 이 창업주의 부인이자 공동창업주인 고 이선애 여사의 호(세화)가 더해졌다.

이 창업주는 1996년 타계 때까지 재단 이사장을 지내며 교육사업을 본격화했다. 그는 1977년 강남구 반포동 소재의 학교부지 6432평을 매입했고 이듬해 세화여자중학교와 세화여자고등학교를 세웠다. 그로부터 약 10년 후인 1987년 세화고등학교가 들어선다.

부부창업주는 1990년 장학사업을 위해 그룹의 2호 재단인 일주학술문화재단을 만든다. 당시 이 창업주는 사재 1억 원을 출연해 재단 설립을 주도했고 초대 이사장을 지낸다. 지난해까지 일주학술문화재단이 지원한 장학생 수는 1448명이다.

그룹의 3호 재단인 세화예술문화재단은 2009년 설립됐다. 이 창업주의 별세(1996년) 후 13년이 흘러서다. 재단이 생긴 2009년 말 기준 세화예술문화재단의 자산규모는 약 199억 원이다. 태광산업을 비롯한 16개 그룹 계열사가 전액 출연했다. 태광산업은 그 가운데 155억 3000만 원을 출연해 핵심 계열사의 면모를 보였다.

◇'이사장=경영책임자'…그룹사 고스란히 간직

창업주가 기틀을 다진 공익사업은 그룹 경영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이 창업주부터 그룹의 경영을 책임진 인물이 재단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 창업주가 별세하기 전 만들어진 일주세화학원과 일주문화재단은 현재까지 총 5명의 이사장을 배출했다. 역대 이사장의 수와 취임 시기 등이 거의 동일하다.

이 창업주의 바통을 이어받아 그룹과 재단을 이끈 인물은 이기화 전 태광그룹 회장이다. 이 전 회장은 이 여사의 남동생이다. 그는 태광그룹 창업 때부터 경영에 참여했으며 이 창업주의 타계 후 태광그룹을 이끈 인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일주세화학원과 일주문화재단의 이사장을 역임했다.

이 전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뗀 후 그룹과 재단 운영은 기존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룹 경영은 2004년부터 이 창업주의 삼남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맡은 반면 재단은 이 창업주의 아내인 이선애 여사가 이끌었다. 그룹과 재단의 경영이 이원화된 모습을 보인 유일한 때다. 이 여사는 일주세화학원·일주문화재단 3대 이사장과 세화예술문화재단의 초대 이사장에 오른다. 이 여사는 2013년까지 3개 재단의 경영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사건 때문에 이사장 교체가 일어나게 된다. 이 여사는 2013년 회삿돈 400억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4년형을 선고받으며 재단의 경영에서 물러나게 된다. 당시 재단뿐 아니라 그룹의 경영 자체가 큰 위기에 직면한 시기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경우 2011년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3년 들어 재단의 수장 자리는 심재혁 전 레드캡투어 대표가 맡았다. 그는 이호진 전 회장의 처외삼촌으로 알려졌다. 심 전 이사장은 그룹의 경영까지 책임졌다. 심 전 이사장은 올해 재단과 그룹의 경영에서 물러났다. 후임으로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이 맡았다. 허 이사장은 이호진 전 회장의 큰누나인 이경훈 씨와 부부 사이다. 그는 태광산업의 고문 역할도 함께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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