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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의 Money-Flix] 또 한번의 '빅쇼트' 기회가 올까2008년 금융위기 속에서 대박을 거머쥔 이들을 다룬 영화 <빅쇼트>

이철민 VIG파트너스 부대표공개 2017-12-05 18:45:24

[편집자주]

많은 영화와 TV 드라마들이 금융과 투자를 소재로 다룬다. 하지만 그 배경과 함의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는 참인 명제다. 머니플릭스(Money-Flix)는 전략 컨설팅 업계를 거쳐 현재 사모투자업계에서 맹활약 중인 필자가 작품 뒤에 가려진 뒷이야기들을 찾아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 한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5일 10:5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싸늘하다. 머리에 '금융위기 10년 주기설'이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큰 나라들이 더 위험한 상황이니까. 미국한테는 트럼프 카드 한 장, 중국에는 부채 카드 한 장, EU에는 브렉시트 카드 한 장…. 동작 그만! 1400조나 되는 니네 나라 가계 부채 카드는 빼기냐? / 뭐야? / 미국, 중국, EU의 상황은 과대포장했지?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이 XX야? / 증거 있어? / 증거? 증거 있지. 너는 미국 트럼프가 재선 때문에 지나치게 무리한 경기 부양을 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을 것이여. 그리고 중국 부채 문제 이거. 이거 중국 정부가 지금까지 잘 관리한 거를 애써 무시했을 것이고. 자 모두들 보쇼. EU는 브렉시트를 카탈루냐 상황과 교묘하게 엮어서 시선을 그리로 쏠리게 하겠다. 이거 아니여? / 시나리오 쓰고 있네 미친 XX가…" (영화 <타짜>의 대사 패러디)

이제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1997년과 2008년 금융 위기를 몸소 겪은 입장에서, 이른바 금융위기 10년 주기설의 공포를 상기시키는 2018년의 도래는 그리 달갑지 않다. 지난 해부터 브렉시트 확정, 트럼트 대통령의 당선, 국내 정치 상황의 혼란, 중국과의 사드 마찰, 북핵 위기의 고조 등으로 인한 지속적인 공포에 떨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경제 상황은 정반대 모습이다. 뭐 하나 시원하게 해결된 게 없는 데도 말이다. 증시, 부동산, 벤처 투자는 물론 암호화폐에 이르기 까지 엄청난 돈들이 몰리고 있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요 선진국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이게 이른바 두 번째 대안정(Great Moderation)의 시작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런 예측도 나오고 있다.

금융 위기는 항상 과도한 낙관을 뚫고 나타났다. 그리고 그 낙관의 근거가 된 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항상 깨져왔다는 것이 우리가 피눈물을 흘리며 경험한 사실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과거의 금융위기를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특히 전세계가 동시에 샴페인을 터트리다 한 번에 당했던 2008년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더더욱 그렇다.

빅쇼트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속에서 대박을 거머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빅쇼트'

지난해 1월에 국내에서 개봉되었으나 그다지 큰 대중적인 반향을 일으키지 못 했던 영화 <빅쇼트>(The Big Short)는 그런 관점에서 반드시 봐야 할 영화다.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이 영화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상하고 과감한 공매도를 통해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렸던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하는 것은 서브프라임의 실체를 파악하고 과감하지만 지극히 위험한 투자 결정을 내리는 그 주인공들이 아니다. 그 보다는 그들을 둘러 싸고 있던 다른 금융업 종사자들의 모습이다. 다시는 오지 못할 것으로 믿어지는 사상 최대의 호황에 취해, 위기를 감지하고 시장에 역행하는 투자를 하는 주인공들을 조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가진 더 중요한 미덕은, 그런 과정을 통해 누가 큰 실패를 하고 누가 큰 돈을 얼마나 벌었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브래드 피트가 연기하는 은퇴한 전직 증권맨 벤 리켓(실제 인물의 이름은 Ben Hockett)이, 엄청난 돈을 벌 것이라며 흥분하는 젊은 헤지펀드 매니저들에게 던진 일침은 그래서 다시 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니넨 방금 미국 경제를 공매한거야. 우리가 맞는다면, 사람들은 집을 잃게 돼. 직장도 잃을 거고. 퇴직금도 사라지는 거야. 내가 왜 금융을 X라 싫어하는지 알아? 사람을 숫자로만 보거든. 숫자로 보면, 실업률이 1프로 올라갈 때마다 4만명이 죽어. 그거 알았냐?"

만약 다음 번 '빅 쇼트' 기회가 왔을 때 숫자 뒤 가려진 사람을 보라고, 영화는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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