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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눈치보는 금투협 후보자 '딜레마' 황영기 재선 포기, 직간접적 영향…경쟁력 갖춘 인사, 출마 매력 저하

신민규 기자공개 2017-12-08 14:14:00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7일 1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인사에 금융당국 의중이 깊게 반영되면서 후보자들이 느끼는 출마 매력도가 반감되고 있다. 협회장 자리는 증권·운용업계 정회원사들의 비밀투표로 선출되지만 후보자 등록 과정에서부터 금융당국이 모수를 좁혀나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장 선거는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사, 신탁사 등 241개 정회원의 투표로 이뤄진다. 회원사당 1표제 방식이 아닌 회비분담금이 가산돼서 반영되는 구조다. 40%는 전체 의결권(1사 1표)을 반영하고 60%는 각 사의 회비분담금 비중대로 점수가 부여된다. 회비분담금이 많은 대형 증권사들이 의결권 비중도 많이 가져가는 셈이다.

선거 방식대로라면 단연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부터 점수를 많이 딴 인물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회원사들의 기대치에 부응하는 인사가 전반적으로 지지를 얻기 유리한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일각에선 임기 내내 회원사 관리에 공을 들였던 황영기 회장이 연임에 도전했다면 사실상 경쟁자가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황영기 회장이 돌연 재선 포기를 선언하고 금융당국이 공식석상에서 차기 협회장 인사와 관련된 발언을 내놓으면서 선출직이라는 의미도 퇴색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코드가 맞지 않는 현직 인사가 나서려면 상당한 용단이 필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대기업 그룹에 속한 회원사 출신이 후방지원을 받아 자리에 오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었다. 다분히 황영기 회장을 겨냥한 작심발언으로 업계에서 받아들이고 있다. 오래 전 퇴직한 고위 관료 출신들이 나설 경우 대통령에게 직언하겠다는 취지의 언급도 있었다.

특히 황영기 회장의 재선 포기에는 금융당국의 직접적 압박이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황 회장이 금융위원회 방문한 뒤에 연임 의사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증권사들과 끈끈한 인맥을 자랑했던 황 회장이 새 정부와 결이 다른 것 같다고 표현한 상황에서 사전에 협의가 되지 않는 이상 현직 대형사 출신이 나설 가능성은 적게 점쳐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회원사들 사이에서도 현업에서 쟁쟁한 경쟁력을 갖춘 인사가 등장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미 후보자로 나선 인사들 역시 과거 협회장 선거 당시 지지도가 적었던 점을 감안했을 때 기대치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정회동 전 KB투자증권 대표나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대표의 경우 기대치에 비해 체급이 다소 낮다는 회원사들의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업에서 대형사 출신이 나서려면 금융당국과 코드가 맞지 않고서는 나서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강력한 경쟁자들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과거 뒷선에 물러나 있던 인사들이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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