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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수십억 기부, 자금줄 자처한 '계열사들'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파라다이스그룹]②작년 80억 현금 출연, 산학 연계 사업도 적극 검토

박창현 기자공개 2017-12-14 08:36:39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1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재단 활동에 돈을 아끼지 않은 기업 중 하나다. 기부금 내역만 살펴봐도 증명된다. 계열사들은 매년 계원학원과 파라다이스복지재단, 파라다이스문화재단 등 그룹 공익재단에 수 십억 원의 기부금을 내고 있다. 지난해에도 80억 원의 현금을 지원했다.

가장 많은 지원을 받은 재단은 학교법인 '계원학원'이다. 계원학원은 계원예술학교(중학교)와 계원예술고등학교, 계원예술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계열사들이 지난해 계원학원에 지급한 기부금은 63억 원에 달한다. 이는 계원학원이 매년 교육부에서 지급받고 있는 국고보조금(59억 원)과 맞먹는 규모다.

그룹 지주사인 파라다이스글로벌이 40억 원을 냈고, 뒤를 이어 핵심 계열사인 ㈜파라다이스가 19억 원을 기부했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 인천카지노와 파라다이스 도고지점, 파라다이스호텔부산도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기부 방식이다. 파라다이스그룹은 2가지 방식으로 기부를 했다. 먼저 19억 원은 재단 운영자금 지원을 위해 지정 기부금 형태로 출연했다. 지정 기부액은 바로 재단 수익으로 잡혀서 자유로운 자금 운용이 가능하다.

나머지 44억 원은 설립 자본금을 늘리는데 쓰였다. 설립 자본금을 증액한 계원학원은 이를 밑천 삼아 계원예술학교와 계원예술대학교의 건물 신축 비용을 충당했다. 실제 계원학원의 설립 자본금은 전년도 290억 원에서 지난해 335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재단의 기본 재정이 더 탄탄해진 셈이다.

파라다이스문화재단도 지난해 그룹사로부터 7억 7000만 원의 기부금을 받았다. ㈜파라다이스와 파라다이스제주카지노, 파라다이스세가사미 인천카지노, 파라다이스호텔부산이 기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문화재단의 지난해 수익은 8억 원 정도다. 사실상 문화재단의 재정을 계열사들이 책임지고 있는 모양새다. 계열사와 무관한 수익은 4000만 원 정도의 이자 소득이 전부다.

파라다이스복지재단 역시 그룹사 지원 수혜를 받고 있다. 계열사 기부금은 9억 원이 넘는다. 복지재단의 연간 기부금 수익(10억 원)의 90% 이상을 책임졌다. 파라디이스 제주카지노가 가장 많은 3억 원을 내놨고, ㈜파라다이스와 파라다이스호텔부산도 2억 원 대 기부를 했다.

파라다이스그룹과 재단 간 협력은 단순 자금 지원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문화예술에 특화된 계원학원, 파라다이스문화재단과 연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계원예술학교와 계열예술대학교에 다목적 문화공간인 '파라다이스홀'을 기증했다. 계원예술학교 내 파라다이스홀은 녹음 스튜디오와 음악 연습실, 무용실을 갖춘 종합아트센터다. 계원예술대는 파라다이스홀을 창업·산학 협력을 위한 지원 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또 고부가 가치 창출을 위한 협력 방안도 모색 중이다. 그 중심에 '파라다이스시티(Paradise City)'가 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인천 영종도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사업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이미 1단계 투자가 완료돼 특급 호텔과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건립된 상태다.

현재 2단계로 공연장과 상업시설, 오피스텔 증축에 나서고 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학교-문화재단과 협력해 파라다이스시티 내에 대형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더 나아가 관련 작품 및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 파라다이스그룹은 '서브컬쳐마켓'이라는 이름으로 관련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파라다이스그룹 관계자는 "그룹 공익재단들은 설립 목적에 맞게 철저히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다만 사회공헌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을 하고, 공통의 협력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는 파라다이스시티 공간을 활용해 재단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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