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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그룹 '승계 공식' 똑같이 적용될까 [한국증권 오너십의 진화] ⑤남성 중심·경영수업 선행 가풍…김남구 부회장 건재, 자녀 20대 '시기상조'

이효범 기자공개 2018-01-11 08:24:15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1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금융그룹의 공고한 지배구조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변수 중 하나는 승계다. 김남구 부회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를 통해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계열사를 장악하고 있다. 김 부회장의 지분율이 20% 초반 수준에 불과해 후계자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의 변화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평가다.

다만 올해 55세에 불과한 김 부회장이 건재한 상황에서 승계작업은 먼 얘기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동원그룹의 승계과정에 빚대어 볼 때 지분 승계에 앞서 장기간의 경영수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김 부회장의 외아들이자 장남인 김동윤 씨가 유력한 후계자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 부회장 지분가치 '6898억', 승계 어떻게 이뤄질까

김 부회장은 동원그룹에서 한국투자금융그룹을 분리해 홀로서기를 시작한 이후 지분율 변동이 거의 없었다. '김남구-한국투자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분구조 아래,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지분 20.23%를 기반으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친인척 및 계열사 임원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하면 지분율은 22.37%로 소폭 늘어난다.

한국투자금융지주 주가는 지난 9월 29일 기준 6만1200원이다. 김 부회장의 개인 지분을 이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6898억 원에 달한다. 김 부회장이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경영권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지분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급격한 지분 변동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 부회장의 지분을 개인이 직접 사들이기에는 적잖은 자금이 필요하다. 후계자에게 지분을 증여하는 방식만으로 승계가 진행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증여를 실시할 경우 지분가격의 절반에 달하는 증여세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김 부회장도 부친인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으로부터 동원금융지주의 지분을 증여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밖에도 김 부회장은 주식시장에서 꾸준히 주식을 사모았고, 동원산업 지분과 동원F&B 지분을 지렛대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으로 동원금융지주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했다.

◇여성 경영권 승계 배제…후계자 장남 김동윤 씨 유력

그렇다면 김 부회장의 후계자는 누가 될까. 동원그룹의 가풍에 비춰볼 때 김 부회장의 1남 1녀 중 장남인 김동윤씨가 유력하다. 실제로 김재철 회장의 2남 2녀 중 후계자로 선택된 건 장남인 김 부회장과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이었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딸들은 20대 중반의 나이에 모두 결혼식을 올렸고,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배제됐다. 장녀인 김은자 씨는 1989년 서울지검 정택화 검사와, 차녀인 김은지 씨는 1992년 고(故) 김택수 전 국회의원의 4남인 김중성 씨와 각각 백년가약을 약속했다. 이들은 동원그룹 내 계열사들의 주주명부에서도 이름을 찾기 어렵다.


이처럼 남성 중심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동원그룹의 가풍을 고려할 때 한국투자금융그룹도 이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김 씨는 아직 경영수업조차 본격화하지 않은 상태다. 1993년 생(만 24세)인 그는 현재 영국 워릭대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학에는 동원그룹의 참치공장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동원그룹에 입사한 이후 승계작업을 마무리하는 데까지 적잖은 시간을 소요했다. 김 부회장은 1987년 동원산업에 입사했다가 1991년 동원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기획담당 상무, 부사장 등을 거치면서 경영수업을 거쳤다. 2003년 1월 동원산업에서 동원금융지주를 분리해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그 무렵 김 부회장의 나이는 41세였다. 동원산업에 처음으로 입사한 이후 10년을 훌쩍 넘긴 시간동안 경영수업을 받은 셈이었다.

동생인 김남정 부회장은 1996년 동원산업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2003년 계열분리 당시에 이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김 부회장과 비교해 이른 나이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동원그룹의 2세 경영이 본격화 된 시기를 지난 2013년 김남정 당시 부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의 경영권 승계과정에 빚대어 보면 김 부회장 역시 이같은 수순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 지분 승계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수 있으나, 장남인 김 씨에 대한 경영권 승계가 완료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김 씨가 학업을 마치고 '밑바닥부터 경험해야 한다'는 동원그룹의 가풍에 따라 한국투자금융그룹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할 가능성이 가장 커보인다.

한국투자금융그룹 관계자는 "김 부회장의 자녀들은 20대 학생 신분으로 한국투자금융그룹과 지분관계도 없다"며 "김 부회장의 승계문제를 논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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