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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브라이프, 깊어지는 적자의 늪 [보험경영분석]영업조직 이탈·환급금 부담 지속→14년째 적자…유지율은 점차 회복

신수아 기자공개 2017-12-28 11:45:14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7일 09: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처브라이프생명이 오랜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계약유지율이 일부 개선되고 있으나 흑자 전환의 길은 멀기만 하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처브라이프생명(이하 처브라이프)은 지난 3분기 말 기준 162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억 원 가량 손실폭이 더 커진 규모다.

처브라이프는 경영공시를 통해 "저축성 상품 판매중지로 인해 보험료수익이 감소했고, 환급금비용이 증가해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처브라이프는 2010년 전체 보유계약 건수 기준 39%를 저축성보험이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저축성보험의 비중은 24%로 감소했으며, 올 3분기 말 기준 23%까지 떨어졌다.

전체적인 신계약 역시 주춤한 모습이다. 생명보험협회 통계에 따르면 처브라이프의 3분기 누적 신계약은 644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7%감소한 수치다.

처브라이프생명_보장성_저축성

문제는 적자 기조다. 처브라이프는 올해 들어 지난 1분기 -66억 원, 2분기 -126억 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하며 손실이 누적되어 온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연간 순이익 역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 악화는 비단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처브라이프는 지난 14년 간 줄곧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03년 단 5억 원의 연간 흑자를 기록한 이후 수익성은 줄곧 마이너스였다. 2004년 순손실 1억 원, 2005년 순손실 69억 원을 각각 기록한 이후 2006년부터 적자폭은 수백억 원 규모로 커졌다. 2006년 101억 원, 2007년 20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가 확대되다 2008년엔 73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 사상 최고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듬해 적자 폭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으나, 2010년 이후에도 매년 평균 230억 원 수준의 순손실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처브라이프의 적자는 잦은 사명 변경과 무관치 않다. 처브라이프는 1992년 미국 뉴욕생명과 국내 고합그룹이 합작한 고합뉴욕생명으로 금융위원회 인가를 취득하고 영업을 개시했다. 그러나 1999년 고합그룹이 철수하면서 뉴욕생명의 한국지사로 탈바꿈됐다. 이후 계속된 수익성 악화로 2011년 뉴욕생명이 철수했고, 한국지사를 에이스(ACE)그룹이 인수하며 다시 한번 사명이 바뀌었다. 이어 지난해 에이스그룹이 스위스 보험그룹인 처브(Chubb)그룹을 인수하면서 지금의 사명을 달게 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주주가 자주 바뀌고 일관성있는 영업전략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영업조직이 동요하며 설계사 이탈이 잦았고 이는 계약유지율도 훼손시키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빈번하게 사명이 변경되며 신뢰있는 브랜드를 유지하기 어려웠다는 의미다.

실제 처브라이프의 전속설계사 수는 해를 달리하며 요동쳤다. 2003년 890여 명이던 전속설계사는 이듬해 550명으로 떨어졌고, 2007년 다시 1000명 선을 회복했으나 3년을 넘기지 못하고 2011년 다시 970명으로 감소했다. 지난 2017년 3월 말 기준 전속 설계사 수는 839명에 불과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1년 이내 계약을 해지하는 고객수가 절반이 넘을 만큼 늘어났다. 과거 2013년과 2014년에는 13회차 계약유지율이 50%미만으로 떨어졌으며, 2015년엔 50%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앞선 관계자는 "계약유지율이 악화되면 환급금도 늘어난다"며 "적자의 원인으로 환급금 부담이 꼽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00년대 중반 200억 원 수준이던 환급금비용은 점차 확대돼 지난해엔 731억 원까지 늘어 부담을 가중시켰다.

다만 13회차 계약유지율은 2017년 상반기 79%까지 오르며 생보사 평균(상반기 기준 78.5%) 수준으로 회복한 상태다.

처브라이프생명_당기순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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