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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할것 없는 MBK, 미소짓는 이유는 [돌아온 윤석금 코웨이 도전]⑤ 리캡·블록딜로 원금 회수…흥행에만 집중

윤동희 기자공개 2017-12-28 10:11:48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7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 의지를 공식화한 가운데 정작 MBK파트너스는 냉랭한 반응이다. 투자원금은 모두 회수한 상황으로 자체적으로 판단한 기업가치를 반영한 거래가격이 형성되지 않으면 급히 매각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매각설에 대해 지난 20일 "검토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코웨이 인수를 추진중이라고 밝힌 웅진그룹의 입장과 정반대 반응인 셈이다. 실제로 웅진그룹은 코웨이 인수 의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MBK파트너스는 공식적으로 제안을 받은 바 없다고 일축, 초반부터 양측의 치열한 샅바싸움이 예고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는 웅진이 진정성을 갖춘 바이어로 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가격만 맞는다면 매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 협상이 이뤄질 수 있을지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가 웅진그룹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이유는 단순히 자금력 때문은 아니다. 인수자금 조달은 재무적투자자(FI)를 섭외하면 비교적 손쉽게 해결될 수 있다. 문제는 웅진그룹이 갖고 있는 우선매수권이다. 기본적으로 우선매수권을 들고 있는 웅진그룹이 적극 나설 경우 다른 원매자의 인수 의지를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

또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체는 지주사 ㈜웅진인데,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코웨이 지분을 인수하는 구조를 택할 경우 우선매수권의 제3자 양도 이슈가 발생한다. 즉, ㈜웅진이 FI를 섭외하더라도 실제 계약조건을 충족시키는 구조를 마련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MBK파트너스의 생각이다.

무엇보다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매각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는 점도 웅진그룹의 인수 타진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로 꼽힌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코웨이에 관심을 나타낸 곳은 꾸준히 있었지만 (흥행을 위해서는)인수 경쟁 구도가 조성되지 않는다면 한 곳과 협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더해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관련 투자 원금을 자본재조정과 블록딜을 통해 이미 올해 상반기에 회수 완료한 상황이다. 코웨이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누적기준 3657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대비 51% 증가했다. 웅진그룹이 인수의사를 표명하기 전 주가는 11만 원 가까이 올라 MBK파트너스 인수 후 2배 이상 상승했다. 매년 회사가 성장하고 시장으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원금을 회수한 MBK파트너스가 거래 성사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웅진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유인이 적다는 것이 IB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인수 후 차근차근 자금 회수작업을 진행해왔다. 인수 시점은 2013년 1월로 코웨이 지분 30.9%를 약 1조 1900억 원에 매입했다. 코웨이 인수를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 코웨이홀딩스에 자본 7200억 원을 투입하고, 차입을 4700억 원 가량 일으켜 인수 자금을 마련했다. 코웨이홀딩스 자본의 성격은 두 종류로 나뉘는데, MBK파트너스가 조성한 펀드에서 약 4200억 원을 투자해 보통주를 취득했고,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가 3000억 원 가량을 우선주로 투자했다.

중간중간 코웨이가 배당을 하긴 했지만 해당 배당금은 이자비용과 차입금 상환용도로 사용됐고 우선주 배당에만 사용됐다. MBK파트너서의 첫 투자금 회수는 2014년 7월 이뤄졌다. 이때 자본재조정(Recapitalization)을 통해 차입금 4700억 원을 8200억 원으로 늘렸고 남은 3500억 원의 재원은 코웨이홀딩스 주주에게로 배당을 했다. 정확한 배당금액은 3436억 원으로 우선주에 총 1425억 원이 들어갔고 MBK파트너스 몫인 보통주에 2012억 원이 들어갔다. 코웨이 인수 후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회수한 대금이다.

두 번째 자본재조정은 지난 4월 이뤄졌다. 차입규모를 1조 2500억 원으로 늘리면서 우선주를 대부분 상환한다는 내용이었다. 차입금이 8200억 원에서 1조 2500억 원으로 늘어나며 남는 4300억 원의 재원은 3000억 원 규모의 우선주를 상환하는 데 먼저 사용했다. 국민연금이 400억 원 정도의 자금은 남겨두기로 하면서 실제 배당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원으로는 약 1600억 원이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해당 금액 전액이 투자금 회수에만 사용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 번째 회수 작업은 지난 5월 진행된 블록딜이다. MBK파트너스는 5월 코웨이 주식 378만 438주(5%)를 주당 9만 8000원에 매각했다. 거래규모는 3704억 8292만원이었다. 우선주 대부분을 상환했기 때문에 블록딜로 들어온 자금은 전부 MBK파트너스로 배당됐을 확률이 높다. 코웨이 인수 후 4년 여가 지난 현재 두 차례의 자본재조정과 일부지분 매각 작업으로 펀드 투자원금 이상을 회수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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