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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우여곡절’ 해외사업 도전기 [전환기 엔지니어링업⑥]2009년 해외 매출 636억 '전성기'…국제유가 하락, 2015년 이후 발주량 급감

이상균 기자공개 2018-01-10 07:55:10

[편집자주]

엔지니어링은 기술 기반의 설계 산업이다. 본격적인 건설 공사에 앞서 인프라를 구축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기술 인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산업이지만 정작 건설업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주요 수익원이었던 사회간접자본(SOC) 발주가 줄어드는 등 전환기를 맞고 있다. 더벨이 베일에 가려졌던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현주소와 향후 행보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1월 08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명의 해외사업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영업정지로 입찰 점수가 깎이면서 해외로 눈을 돌렸지만 결실을 맺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수차례 시행착오 끝에 알제리에서 기회를 잡았고 한때 해외사업에서만 6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성공도 거뒀다. 하지만 유가 하락에 따른 발주 감소 등 악재가 겹치면서 해외사업 매출액은 100억 원 이하로 줄어들었다. 동명은 진출 지역을 다양화시키고 수익성을 갖춘 프로젝트를 선별하는 등 해외사업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PQ 가산점 획득 위해 해외진출

동명이 해외사업을 시작한 시기는 2000년대 초반이다. 1998년 영업정지 3개월 처분을 받은 이후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 가산점을 획득하기 위해서다. 당시 정부는 엔지니어링 업체의 해외진출 독려 차원에서 PQ 가산점에 해외사업 실적을 적용했다.

해외사업 부서를 조직하고 본격적인 수주에 나섰지만 성과는 없었다. 중동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정보수집에 나섰지만 인터넷을 통한 웹 서핑이 전부였다. 회사 지원도 미약했다. PQ 가산점 획득에만 관심을 가지다보니 사업수주 기대감도 크지 않았다.

해외사업 전략이 바뀐 것은 전영수 회장과 신희정 사장 체제가 자리 잡으면서 부터다. 국내 사업이 포화상태에 달한 만큼 해외시장에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우선 해외사업 진출 원칙을 세웠다. 현지 정부 재정사업이거나 재정사업이 아니라면 반드시 동명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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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이 주목한 곳은 북아프리카의 알제리다. 사회주의 노선을 겪다가 경제개혁을 시도하면서 부그줄, 주이난, 시디압델라, 엘메니아 등 4대 신도시 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경제개발 모델로 삼은 한국에 기술지원과 자문 요청을 했다. 수주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알제리 정부와 협상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해 사업이 무산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2007년 첫 성과가 나타났다. 공간건축, 경동, 삼호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알제리의 ‘부그줄 신도시 기본계획 심화 및 우선지구 개발계획 용역'을 수주했다. 계약규모만 160억 원이 넘는 대형 사업이다.

알제리 사업은 순풍에 돛단 듯 순항을 이어갔다. 2008년 이후 부이난 신도시 기본계획과 신항만 건설사업, 바라키 하수처리장 건설, 노후 관거 개량 조사 및 진단 설계, 타지우즈 상수도시설 설계, MAO계통 송수관 실시설계, 고원고속도로 기본설계, 블리디~엠실라 고속도로 사업을 연이어 수주했다.

부그줄 신도시 건설공사 시공설계의 경우 우리나라 최초의 해외 신도시건설 개발 사업으로 사업비만 7860억 원에 달했다. 이중 동명의 몫은 226억 원으로 알제리 사업 중 최대 규모였다.

알제리는 동명의 집중 관리 지역이다. 다른 해외지사가 주변국으로 영업범위를 넓히는 반면, 알제리 지사는 오직 알제리에만 영업을 집중한다. 알제리 성공을 바탕으로 동명은 과테말라, 리비아, 아부다비(UAE) 등에 지사를 설립했다.

◇2009년 해외 매출 636억 '최고 전성기'

2007년 1억 원에 불과하던 동명의 해외사업 매출액은 2009년 636억 원으로 늘어나며 최고 전성기를 맞았다. 해외 수주액도 530억 원에 달해 엔지니어링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12월 해외건설협회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한때 잘나가던 해외사업은 최근 지지부진한 상태다. 해외 매출액은 2015년 115억 원에서 2016년 72억 원으로 감소했다. 매출 비중도 같은 기간 11%에서 6.4%로 축소됐다. 이는 과거와 달리 해외 발주처의 재정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알제리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정부 주도의 재정사업 발주가 줄었고 진행 중인 공사도 차일피일 준공확인을 미루고 있다.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기 위해서다. 대우건설과 함께 진행 중인 엘하라쉬 하천복원사업의 경우 지난해 4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공사 진행률은 60%도 안 된다. 50여명의 인력을 투입한 리비아 철도사업의 경우 내전이 발발하면서 인력과 장비를 모두 철수시켰다. 공사비도 받지 못하고 손실만 떠안았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 발목이 잡히면서 동명은 해외사업 전략을 수정했다. 과거와 달리 수익성을 갖춘 프로젝트를 선별해 수주하고 있다.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에 편중된 해외사업도 쿠웨이트와 탄자니아, 네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로 다양화하고 있다. 동명 관계자는 "철저히 수익성 여부를 판단해 해외사업을 수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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