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1월 09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17년 실적을 자진 신고했다.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을 세 달여나 남겨둔 시점이었다. 공개된 실적은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KAI는 2017년 2조 6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92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1999년 설립 이후 첫 연간 적자였다.KAI의 발목을 잡은 건 수리온이었다. 지난해 7월 감사원이 수리온의 결빙 성능과 낙뢰보호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양산 작업을 중단시킨 것이 화근이었다. 방위사업청은 납품 지연을 이유로 KAI에 400억 원의 지체보상금을 부과했다. 수리온 결함 해결에도 400억 원 등이 별도로 투입되면서 KAI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수리온은 KAI가 정부와 함께 총 1조 3000억 원을 들여 만든 최초의 국산 기동헬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2012년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고 실전 배치된 이후 4년간 KAI의 실적을 견인해온 효자이기도 하다. KAI뿐 아니라 우리나라 육군의 핵심 전력원이기에 수리온 양산 중단은 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전례없는 경영 위기 속에서 등판한 구원투수는 지난해 10월 선임된 김조원 사장이다. 김 사장은 취임 직후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수리온 성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했다. 경영 정상화 차원에서 11개였던 사업본부를 5개로 줄이는 한편 수리온 양산 중단 관련 제반 비용을 2017년 재무제표에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등의 빅배스(Big Bath)를 단행키도 했다.
김 사장의 행보는 KAI의 체질 개선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KAI는 지난해 말 수리온 납품 재개에 성공했다. 과감한 조직 개편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담보하는 동시에 불필요한 비용 발생 요인을 제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며칠 전 이뤄진 빅배스 또한 새 출발을 위한 김 사장의 결단으로 받아들여진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설상가상 이어지면서 지난해 회사는 창사 이래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다. 수리온 납품이 재개된 만큼 과거의 구태를 과감히 떨쳐버리고 미래를 위한 도약을 준비하자." 이달 초 김 사장은 임직원들과의 만남에서 환골탈태를 강조했다. 올해 KAI가 부활에 성공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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