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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양심'으로 투자하기 [Market Insight from SC]

맨프리 길 SCB그룹 FICC 총괄전략가공개 2018-02-21 08:44:32

[편집자주]

스탠다드차타드그룹(SCB) 자산관리본부의 주요 투자전략을 더벨이 기획 연재합니다. 칼럼진에는 스티브 브라이스(Steve Brice) 글로벌 투자전략 총괄과 클라이브 맥도넬(Clive McDonnell) 주식부문 총괄 대표전략가, 맨프리 길(Manpreet Gill) FICC 총괄 대표전략가 등 스탠다드차타드의 투자전략가 대부분이 포함됩니다. 이 칼럼은 국내에서 더벨이 독점 연재합니다.

이 기사는 2018년 02월 19일 09: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맨프리길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 (ESG: Environment, Social and Government) 활동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 효율과 긍정적인 사회기여 혹은 원유 유출과 기업 스캔들이 떠오를 수 있다. 이러한 이슈들이 기업의 주가에 중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적어도 보유 자산의 일부는 투자 대상 기업들의 환경적·사회적 영향을 분석한 뒤 배분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확대되어가는 ESG 투자분야에서 기업 지속가능성을 토대로 투자 기업을 선정하는 합의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기준들의 예로는 UN 글로벌콤팩트와 UN의 책임투자원칙 (PRI: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ing) 또는 지속가능 회계기준 위원회 (SASB: Sustainability Accounting and Standards Board)를 들 수 있다.

투자 접근법으로서 '지속가능한 투자'란 테마에 대해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져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자산의 20% 이상이 '지속가능한 투자 및 사회책임투자' 관점에서 운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ESG 데이터 활용의 증가로 ESG 이슈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아진 상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ESG 데이터를 활용하는 고객 수가 2009년 2415명에서 2014년 1만7010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가 '지속 가능한 투자' 전략을 채택하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고, 그것이 단지 성과 만을 위한 것이 아닐 수 있다. 물론 ESG를 단순히 투자수익을 높이는 수단으로 보는 투자자들도 있다. 반면 어떠한 투자자들은 단순한 리스크, 즉 기대수익 프레임워크가 적용될 수 없는 자신의 가치관이나 신념과 부합한 투자 전략으로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류나 담배 또는 도박이 사회적으로 불쾌감을 준다는 이유로 투자를 꺼리는 투자자가 있을 수 있다.

투자전략으로써 ESG를 적용할 때 다양한 접근법을 활용할 수 있다. 초기에는 '제외법'이 주로 활용되었다. 이는 다른 투자결정 프로세스에 들어가기 전에 ESG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기업 (또는 산업)을 제외함으로써 투자 유니버스를 축소하는 것이다. 이 같은 접근법의 주요 리스크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잠재력이 있는 투자대상을 맹목적으로 제외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보다 좀 더 섬세한 접근법은 ESG를 전반적인 투자결정 프로세스 내에 새로운 요소로 추가하거나 투자대상기업의 지속가능성 (점수)을 개선하기 위해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ESG를 통해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선별적인 상황에서 전반적인 시장의 성과를 상회하고, 하방 위험을 감소시키며, 주어진 자산배분 하에서 좀 더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투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ESG 기반의 투자전략이 글로벌 주식시장 벤치마크 대비 초과성과를 기록한다는 근거는 뚜렷하지 않다. 다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ESG의 기준을 추가함으로 인해 상당히 높은 확률로 우수한 상대성과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ESG를 투자결정 프로세스에 활용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투자가능 유니버스를 축소하는 스크리닝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과 광범위한 투자결정 프로세스의 한 요소로 활용하는 두 가지 사이에 종종 논란의 여지가 있다. '지속 가능성'을 한 기준으로 편입할 경우 채권, 부동산, 신흥시장 주식 등 특정 시장 일부의 성과가 개선되도록 돕는다는 근거가 좀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ESG가 초과 성과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가에 대한 의견과 관계없이 '지속가능한 투자'를 활용함에 따라 리스크 관리가 개선된다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ESG 요건에 부합하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자본비용이 낮고 높은 투명성으로 인해 리스크 프리미엄 역시 낮다. 그러한 기업들의 자산은 좌초자산 (Stranded assets: 역자 주 - 완전한 감가상각 이전에 이미 노후하여 시장가치가 대차대조표 상의 가치보다 낮은 자산) 또는 쓸모 없는 자산이 될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는 ESG 요건에 부합하는 회사와 부합하지 않는 회사의 기대수익이 동일하다 하더라도 같은 수익을 상대적으로 낮은 리스크에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많은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 자산배분을 통해 단순히 투자 수익만을 기대하지 않는다. 투자 수익 관점에서, ESG 요소를 투자에 활용하는 것이 추가 비용을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근거가 많이 있다. 즉 자신의 금융투자를 통해 재무적 성과와 동시에 '지속가능한 투자'에 참여하고 싶은 투자자의 경우 투자성과의 훼손 없이도 ESG 투자전략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ESG 투자에 리스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죄악' 업종 (주류, 담배 등)을 적극적으로 제외하는 것은 향후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전체 시장 내에서 ESG 기준에 부합하는 주식의 비중이 증가한다는 것은 산술적으로 전체 시장 대비 초과성과를 달성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감안했을 때 ESG 투자의 긍정적인 요소가 리스크보다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ESG 요소를 투자 전략에 편입시키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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