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2월 22일 1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이 스위스프랑(CHF) 채권을 리오픈(Re-Open·증액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통화 스왑(Swap) 이후 스위스 금융 시장에서 한국물(Korean Paper·KP)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20일 스위스프랑 채권 리오픈 북빌딩(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리오픈은 기존에 발행된 채권과 동일한 만기, 표면금리 조건에 시장가격을 적용해 채권을 추가로 발행해 기존 발행분과 통합하는 것을 말한다. 기준이 된 채권은 수출입은행이 지난 12일 발행한 3억 5000만 스위스프랑 채권이다.

당시 수출입은행은 트랜치(tranche)를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로 구성했으며 스프레드(가산금리)는 5년물 스위스프랑 미드스왑(Mid Swap)에 2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확정했다. 지난 22일 북빌딩에서는 1억 5000만 스위스프랑으로 추가 발행 규모를 결정했다. 스프레드는 지난 12일 발행한 물량의 유통금리 수준인 19.3~19.5bp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딜은 UBS가 단독으로 주관했다. 법률 자문사는 클리어리 고틀립(Cleary Gottlieb Steen & Hamilton)이다.

한국은행과 스위스중앙은행 간에 이뤄진 통화 스왑이 리오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두 중앙은행은 지난 9일 3년 동안 100억 스위스프랑 규모로 통화스왑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통화스왑이 이뤄지면서 스위스 투자자들은 한국물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릴 수 있었고 국가 크레딧으로 발행되는 수출입은행 채권을 적극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스위스프랑 채권 첫 발행 때 어려운 시장 환경 하에서도 성공적으로 딜을 마무리했다. 지난 5일 미국 금리 인상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속도로 경색되면서 한국물 발행 환경도 악화됐다. 충분한 뉴이슈프리미엄(New Issue Premium·NIP)을 지불하지 않으면 투자자를 모으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글로벌 금융 시장이 전반적으로 흔들렸지만 스위스는 주식과 채권 시장 모두 2월 내내 보합세를 보이면서 안정적인 통화임을 입증했다. 발행의 기준이 되는 스위스 미드스왑 금리가 연초 대비 20bp 이상 상승해 한동안 저조했던 스위스프랑 채권 수요가 다시 살아나는 계기도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