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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 법정관리…부지매각 실패 한몫 원매자와 협상 2년, 수천억대 유동성 확보 적기 놓쳐

김장환 기자공개 2018-03-08 16:32:02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8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동조선해양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까지 몰아넣게 된 건 당초 자구계획안이었던 부지 매각 실패가 일부 원인이 된 것으로 거론된다. 채권단은 이 탓에 1100억원대 자금 회수 기회를 놓쳤고, 이로 인해 성동조선해양은 추가 자금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을 겪었다. 아울러 성동조선해양의 부지 매각은 법정관리를 성공적으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냐, 아니면 파산이냐를 살펴볼 수 있는 핵심 지표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8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STX조선해양은 '존속', 성동조선해양은 '법정관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정KPMG 경영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산업부 등 관계자 논의를 장기간 거친 끝에 나온 답안이다. 다만 STX조선해양은 고강도 자구계획안을 담은 노사간 합의서가 마련돼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양측의 운명을 가른 건 재무여력이었다. 특히 양쪽 채권단이 이들 조선소에 대한 구조조정 절차를 얼마나 시의적절하게, 또 서둘러 실현했느냐가 재무여력의 차이를 만든 결정타가 됐다는 평가다.

우선 산업은행은 구조조정 절차를 적기에 시행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2016년 5월 STX조선해양 법정관리를 결정했다. STX조선해양은 이후 자산매각과 해외 자회사 청산, 인력 감축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거쳤고 법정관리 돌입 1년여 만인 2017년 7월 회생 절차를 조기 종결했다. 덕분에 현 수주잔고만으로도 당분간 버틸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해뒀다.

STX조선해양의 경우 아직까지 부침은 있지만 추가적인 자구안이 제대로 이뤄지면 독자생존이 가능할 것이란 게 채권단 측 판단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은 법정관리에 빨리 가서 정리를 제때 했기 때문에 유동성이 지금은 괜찮은 상태"라며 "채권단에서 추가로 자금을 공급하지 않아도 현 유동성으로 버틸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성동조선해양은 비슷한 처지 속에서도 수출입은행 관리 하에 자율협약 체제를 이어왔다. 법원의 강제적 회생 절차가 아니었기 때문에 각종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속된 마찰음을 냈다. 성동조선해양 노조는 이익률이 적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선박 수주에 선수금환급보증서(RG)를 발급해 주지 않은 것을 두고 수출입은행이 고의적으로 영업을 방해한다고 외칠 정도로 채권단과 반목했다.

앞서 관계자는 "성동조선은 추가 자금 투입이 안되면 채권단 자금 회수가 아니더라도 상거래 채권이나 임금채권 등에서 부도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성동조선해양 재무여력이 현 상황까지 악화된 일부 원인으로 산업부가 부지 매각을 막아 섰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수출입은행은 성동조선해양 통영 조선소 부지를 2015년 9월 시장에 내놨고, 지난해 3월 현대산업개발과 마침내 부지 매각 본계약을 완료했다. 현대산업개발의 LNG 복합화력발전소 건립을 목적으로 한 '조건부' 계약이었다. 해당 발전소를 짓지 못하면 계약이 파기될 수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산업부는 갑작스럽게 현대산업개발의 통영 LNG 복합화력발전소 사업권을 박탈했다. 약속된 시점에 착공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현대산업개발은 사업 계획서 제출 시점이 그 해 3월까지였다고 판단했지만 산업부는 이를 착공 시점이었다고 반박했다. 양측은 현재 법정 공방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는 수출입은행의 전략적 판단 '미스' 역시 상당수 작용했다는 평가 역시 있다. 2015년 9월 시장에 내놨던 성동조선해양의 통영 조선소 부지를 두고 2년 가까운 기간 동안 현대산업개발과 협상만 벌이다가 매각 적기를 놓쳤다는 점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1년 이상 부지 매각 협상이 지연됐을 때 수출입은행이 서둘러 재매각 절차에 나섰다면 성동조선해양도 지금의 상태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가장 큰 문제는 현대산업개발이 해당 부지에 짓기로 한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 사업권 취소로 거래를 완료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성동조선해양 조선소 부지 매각은 법정관리에 돌입한 후에도 재무여력 확보 성사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동조선해양은 팔 수 있는 자산이 거의 없기 때문에 법정관리 하에서 자체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편으로 해당 부지 매각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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