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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진화의 한계 [thebell desk]

김일문 산업2부 차장공개 2018-03-12 08:10:05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9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9을 내놨다. 갤럭시S 시리즈는 애플의 아이폰과 함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는 삼성전자의 전략 플래그십 모델이라는 점에서 늘 이슈의 중심에 서왔다.

하지만 이번 모델에 대한 반응은 어쩐 일인지 뜨뜻미지근하다. 매년 신제품이 발표될 때마다 새로 탑재된 혁신적인 기능들로 삼성전자의 기술력에 감탄하고, 또 소비자들을 열광시켰던 과거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것을 느끼게 된다.

일단 기본적인 스펙은 갤럭시S8과 크게 바뀌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내세운 갤럭시S9의 핵심 기능 가운데 하나는 사용자가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 수 있는 AR(증강현실) 이모지다. 전작들의 화려한 기술에 무뎌져서일까. 신제품의 킬러 컨텐츠로 삼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이번 제품에는 AR 이모지 외에도 초고속 카메라나 입체 음향을 구현한 오디오 등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신기술이 적용되긴 했다. 그러나 그 동안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진화 과정을 되돌아 보면 깜짝 놀랄만한 혁신으로 평가하기는 다소 미흡하다.

사실 현재의 스마트폰은 전화 기능을 탑재한 개인용 컴퓨터로 정의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그에 걸맞는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며, 시장의 헤게모니를 장악해왔다. 생체인식과 방수방진, 엣지 디자인, 자체 인공지능에 이르는 수많은 기술들은 삼성전자를 업계 최고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일각에서는 디스플레이를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출현이 차세대 혁신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단순한 기술 구현만으로는 진화의 타이틀을 얻을 수 없다. 몇 년전 커브드 기술을 채용, 디스플레이가 휘어진 스마트폰이 출시됐으나 시장의 철저한 외면속에 소리없이 사라졌던 기억은 아직 생생하다. 소비자들의 니즈와 상관없는 단순한 기술 과시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보여준 사례다.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있다는 점은 당분간 창의적 기술이 나오기 어렵다는 현실의 방증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고가의 휴대폰이 새로 나올 때마다 기꺼이 지갑을 열 용의가 있었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적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쩌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고민은 지금부터 시작일지도 모른다. 스마트폰의 기술적 차별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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