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성과평가]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빛 발한 '위험자산'관리RoRWA 중심 자본개선 '효과'…주가 2년래 두배, 배당정책은 보수적
원충희 기자공개 2018-03-22 14:29:00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1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후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는 자본관리였다. 인수합병 비용으로 막대한 자본을 소요하면서 이를 다시 채워야 했다. 그는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자본관리 체계를 도입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자본 확충이 여의치 않자 위험가중자산 개선을 통해 리스크비용 대비 수익률을 제고했다.
|
◇평가지표 RAROC→RoRWA로 변경
하나금융지주는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순이익률(ROE), 건전성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NPL비율), 자본적정성 지표인 RoRWA와 비용효율성을 보여주는 영업이익경비율(CIR), 주주가치 지표인 상대적주주수익률(TSR) 등을 주요 성과측정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KB금융, 신한금융 등 경쟁사들처럼 위험조정자본수익률(RAROC)을 쓰지 않고 RoRWA를 활용하는 게 특징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3월 경영발전보상위원회를 열고 효율적인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최고경영자의 건전성 평가지표를 RAROC에서 RoRWA로 변경했다. 둘 다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지표로 꼽히지만 씨티·웰스파고 등 글로벌 은행에서 경영성과 판단지표로 많이 활용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RAROC과 RoRWA 중 어느 게 낫다고 할 수 없으나 당사는 BIS비율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RAROC보다 RoRWA가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
실제로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합병 후 RoRWA 중심의 대출자산 관리체계를 도입해 효과를 봤다. 기업여신 비중이 높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자본비율이 급격히 떨어진 탓에 위험가중치가 낮은 자산을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했다. 덕분에 2014년 1분기 말 8.85%였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작년 말 12.74%로 신한금융지주(12.8%)와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주주 특성상 증자가 쉽지 않고 은행 비중이 큰 지주사의 경우 잉여금 적립도 한계가 있다"며 "자본개선이 어렵다면 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건전성·비용효율성 전반 개선
지난해 처음으로 적용된 RoRWA는 1.07%를 기록했다. 전년 수치가 없어서 비교할 수 없으나 유사한 개념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60%인 점을 감안하면 리스크자산 대비 수익성은 기존 ROA보다 좋은 편이다. ROA가 총자산 대비 당기순이익이라면 RoRWA는 위험가중자산 대비 당기순이익 개념이다. 글로벌 은행의 RoRWA는 약 1.5~2%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
수익성 평가지표인 ROE는 지난해 말 8.77%를 기록, 전년(5.92%)대비 2.85%포인트 올랐다. RoRWA 중심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마진이 낮거나 위험가중치가 높은 대출을 축소해 경상적인 이자이익 수준을 높였다. 이는 당기순이익 증가로 이어져 역대 최대실적 달성에 밑거름이 됐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은 2조368억원으로 지주 설립 이후 최고다.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든 만큼 건전성도 좋아졌다. 2015년 말 1.27%였던 NPL비율은 지난해 말 0.78%로 크게 개선됐다.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이 사라지면서 CIR 역시 크게 하락했다. 작년 말 하나금융의 판매관리비는 4조391억원으로 전년(4조769억원)대비 0.9%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영업이익은 더 늘어남에 따라 CIR은 61.7%에서 53.1%로 대폭 개선됐다.
|
주주가치 지표인 TSR에서도 좋은 점수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말 종가기준으로 하나금융지주 구가는 4만9800원, 전년(3만1250원)대비 59.4% 올랐다. 2015년 말(2만3600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뛰었다. TSR은 일정기간 동안의 배당소득과 주식평가이익을 더해 산출한 지표다. 기초시점의 총 주식가치 대비 일정기간의 배당금 및 기말시점의 총 주식가치로 계산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자본관리 부담 때문에 배당정책이 다소 보수적이다"며 "그러나 1년 새 주가가 60% 가까이 올랐던 만큼 TSR에서도 점수가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이에이트, AI 시뮬레이션·디지털 트윈 기술 선보여
- MBK, '몸값 2조' 지오영 인수 SPA 체결 임박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한인이 설립한 RCE, 세계 첫 ‘중장비 온라인 중고거래’
- 회계법인 해솔, 부동산 타당성 자문 업무협약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베트남의 지오영 '바이메드'·전기오토바이 '셀렉스' 눈길
- 지아이에스, 코스닥 상장 위한 예비심사신청서 제출
- [꿈틀대는 토큰증권 시장]'업계 표준' 루센트블록, '두자릿수' 레코드 조준
- [Company & IB]조달 '막바지' 롯데그룹, 롯데케미칼에 쏠리는 눈
- '910억 CB 발행' 아스트, 경영 정상화 속도 낸다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2030년까지 20개 유니콘 탄생, 지금이 투자 적기"
원충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집단 톺아보기]실적 저하에도 현금 쌓이는 삼성SDS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전기, 4년 만에 잉여현금흐름 순유출 전환
- 경영진 인센티브의 명암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SDI, 1조 번 배터리에 시설투자 4조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디스플레이, 전자 배당에 현금 보유량 감소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전자, 늘어진 현금 사이클…해법은 '매담대' 확대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한미반도체, 트렌드·장래성·주주환원 '3박자'
- [기업집단 톺아보기]'그룹 핵심' 삼성전자, 반도체 재고 증가폭 둔화 '숨통'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배당주 코리안리, 자사주 대신 무상증자 택한 이유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삼성전자, 연 10조 배당…믿는 구석은 반도체 '흑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