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글, 목베개부터 VR까지 다방면 '투자' 눈길 [중소형가전사 경영진단]②헬스케어, 레저스포츠업체 주식 21억 취득…유동성 바탕 중장기 전략적 협업 꾀해
서은내 기자공개 2018-04-02 08:05:17
[편집자주]
생활가전 산업은 대형사 위주로 시장이 고착화돼 있다. 하지만 틈새수요를 파고들며 가전 시장을 키우는 소형 가전사들의 위상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독특한 아이디어와 아이템으로 한국판 '다이슨'을 꿈꾸고 있다. 자본시장에서도 주목하는 중소형가전업체들의 경영 상황을 짚어보며 업계의 변화상을 함께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6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방가전 전문업체 자이글이 주력 사업에서 벗어나 다방면으로 지분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신규사업으로 헬스케어 사업을 밀면서 VR 헬스케어 업체 지분을 사들였으며 레저스포츠 브랜드 업체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자이글은 그릴에 특화돼 있는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목베개를 내놓기도 했으며 생활가전 사업도 진출을 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아웃도어 레저 스포츠 분야로 투자한 우성아이비는 실적이 하락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상태다.
23일 자이글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자이글은 지난해 말 재무제표에 '매도가능증권' 명목의 투자자산 23억 원을 처음 기록했다. 자이글은 지난해 22억 원 가량의 매도가능증권을 현금으로 취득한 이후 연말에 이 매도가능증권 평가에 따른 손익 1억2000만원을 추가로 인식했다.
회사가 타 업체의 주식을 투자 취득할 때 지분율이 20% 미만일 경우에는 재무제표에 그 주식을 매도가능증권으로, 20%이상이면 관계기업이란 이름으로 표시하게 된다.
자이글이 전년 대비 23억 원 늘어난 매도가능증권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메타포트'와 '우성아이비' 지분 투자가 반영되면서다.
자이글은 지난해 4월 비상장사인 헬스케어전문업체 메타포트 지분 15.14%를 1억3000만 원에 사들였다. 메타포트는 VR 기반 헬스케어제품을 만드는 업체다. VR기술과 다중사용자 네트워크기술을 활용해 가상체험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자이글은 1년여 전부터 웰빙제품을 사업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육성하고 있다. 자체개발한 목베개 '넥시블'이 대표제품이다. 자이글은 홈페이지를 통해 기능성 목베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목에 걸고 사용하는 넥시블은 사무실이나 여행 중에 활용할 수 있는 신개념 목베개 제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존 그릴 제품을 대체할 만큼 실적이 나오지 않고 있다.
자이글은 웨어러블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한 헬스케어 제품을 추가로 개발 중이며 관련해서 메타포트와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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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글은 지난해 연말 수상레저스포츠용품 제조업체 우성아이비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20억 원어치의 우성아이비 신주를 취득했으며 지분율 5.89%로 우성아이비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우성아이비는 수상레저 브랜드 '제벡(ZEBEC)'를 운영하는 업체다. 우성아이비에 투자하면서 자이글은 아웃도어 레저스포츠 분야 투자를 명시했다. 레저신제품을 개발하고 국내외 시장을 개척해나가는 데에 우성아이비의 인프라, 기술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자이글 관계자는 "우성아이비 투자는 사업아이템 다각화 관련 투자"라면서 "수성레저분야에서 독보적인 '제벡' 브랜드업체인 우성아이비의 2대주주로 아웃도어 레저스포츠 분야에 투자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아이비는 이진희 자이글 대표의 오랜 지인인 이희재 씨가 대표로 있다. 자이글이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전 이진희 대표가 0.5% 가량의 우성아이비 지분을 들고 있었다. 이희재 대표는 자이글의 비상근 고문직을 담당해왔으며 이진희 대표가 자이글을 창업하던 때부터 사업전반에 관해서 이희재 대표의 자문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자이글은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을 7억 원어치 샀으며 또 3억 원어치를 팔았다. 또 매도가능증권을 21억 원어치 샀으며 장기금융상품을 1억 원어치 샀다.
하지만 지난해 우성아이비의 실적이 하락하면서 우성아이비는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받아 현재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자이글이 이같은 지분투자는 현금 유동성이 풍부하기에 가능했다. 자이글은 매년 무차입 기조를 유지해 오고 있으며 금융기관 차입금이 없어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은 4.57%로 매우 낮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 기타유동금융자산(매도가능증권), 기타비유동금융자산 등 금융자산이 총 223억 원으로 전체 자산의 25%에 달한다.
우성아이비 등에 투자한 금액도 그리 크지 않아 재무부담이 큰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그릴 제품에 집중돼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신사업을 육성해야 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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