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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뱅크의 등장, 금호타이어 거래 영향은? 노조 반발 기폭제 가능성, 공개매각 필요성 재차 거론

김장환 기자공개 2018-03-27 09:38:55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7일 09: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타이어뱅크의 금호타이어 인수 선언은 매각 측인 산업은행과 교감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사안이다. 거래에 참여 중인 산업은행 측 복수 관계자들은 타이어뱅크가 어떤 업체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타이어뱅크의 일방적인 선언이기 때문에 산업은행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낮은 셈이다.

하지만 타이어뱅크의 돌발 행동으로 산업은행의 금호타이어 매각은 더욱 불안한 상황에 휩싸일 수밖에 없게 됐다.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은 국내에서 인수할 만한 기업이 있음에도 산업은행이 헐값에 해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결국 타이어뱅크의 인수 선언은 노조가 이 같은 공세 수위를 보다 높이는 도화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타이어뱅크는 이날 오전 10시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금호타이어 인수 추진' 기자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직접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이날 자리에서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향후 어떤 방식으로 인수를 단행할지 여부 등을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2001년 설립된 타이어뱅크는 국내 최초 타이어 전문 유통회사이자 동종업계 중 최다 전국 매장을 갖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최근까지 프로야구 KBO 리그 타이틀 스폰서로 꾸준히 참여하면서 일반인에게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김 회장이 93%대 지분을 들고 있고 나머지 주식을 소유한 이들은 가족들인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 개인 회사로 볼 수 있는 셈이다.

타이어뱅크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을 만한 재무여력을 전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말 기준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이 192억원에 그치고 이 기간 총차입금은 342억원, 순차입금은 150억원이다. 순자산은 1467억원 가량이고 부채총계는 2173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48.1% 정도다. 지난해 매출 3729억원, 영업이익 664억원, 순이익 273억원을 기록했다.

재무나 수익성 지표는 비록 나쁜 회사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서는 필요 자금 대부분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상태로 볼 수 있다. 더블스타와 산업은행이 맺은 확약을 볼 때 적어도 6500억원대 자금이 필요하다. 타이어뱅크의 신용도 등 측면을 봤을 때 단순 대출로는 조달이 불가능해보이는 자금 규모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타이어뱅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생각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투자자를 구했는지 알 수 없고, 또 수천억원대 자금을 단기간에 조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금호타이어 인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회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타이어뱅크의 등장은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여지가 엿보인다. 무엇보다 금호타이어 매각을 위해서 산업은행과 노조의 자구안 협의가 필수적이란 점을 봤을 때다. 이는 유일한 인수 후보인 더블스타가 내세운 조건이다. 문제는 타이어뱅크의 등장이 금호타이어 노조가 산업은행과 합의를 거부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타이어뱅크의 등장은 금호타이어 거래를 공개매각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을 재차 부각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국내에서 원매자를 찾을 수가 없다는 점을 들어 더블스타로 매각을 밀어붙여왔다. 더블스타가 지난해 금호타이어 공매에 참여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던 곳이기는 하지만 현재 추진 중인 매각 거래는 전혀 별개의 사안이다. 더블스타와 지난 거래가 무산됐음에도 산업은행 측은 "더블스타 외에는 매각할 곳이 없다"며 이를 밀어붙인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뱅크가 실제 인수 여력이 없어 보인다고 해도 이곳이 등장하면서 금호타이어 매각 절차를 제대로 다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거래에 한차례 실패한 더블스타에 배타적협상권을 주고 매각을 한다는 게 법적으로 다양한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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