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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부각된 금호타이어 '공개입찰' 요구, 가능성 있나 차입금 만기 도래로 입찰 진행 물리적으로 어려울 듯

윤지혜 기자공개 2018-03-28 08:21:28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7일 1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면서 회사의 M&A가 한층 더 복잡해지고 있다. 그간 금호타이어 노조는 더블스타타이어가 중국기업이란 점을 근거로 매각을 반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국내 인수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우선 산업은행이 더블스타를 배타적협상자로 정하고 협상 데드라인을 30일로 정한 상태지만 노조 입장에선 금호타이어 매각을 공개경쟁입찰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제기될 수 있다. 노조는 실제 타이어뱅크 외에 인수를 희망하는 국내기업이 두 곳 더 있다고 주장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M&A에서 그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타이어뱅크가 돌연 인수 추진을 선언했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수 의사를 밝히고, 향후 채권단과 노조를 접촉할 뜻을 전했다.

타이어뱅크의 깜짝 등장에 눈여겨볼 것은 회사가 실제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가능성은 차치하고 국내 인수자에게도 기회를 줘야하는 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국내에서 인수할 만한 기업이 있음에도 산은이 헐값에 해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결국 타이어뱅크의 인수 선언은 노조가 이 같은 공세 수위를 보다 높이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와 거래 관계자들 말을 종합해보면 금호타이어 매각이 다시 공개경쟁입찰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우선 금호타이어가 짊어진 차입금 만기가 임박해 물리적으로 입찰을 감행할 시간이 부족하다. 산은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일시적으로 한 달 연장해준 국내 차입금은1조3000억이다. 채권단은 작년 12월 이 차입금을 일시적으로 유예해주면서 회사에게 자구안 이행에 대한 노사 합의서를 제출하라고 했다. 즉, 노조가 동의하지 않으면 채권만기연장은 전면 취소되고 회사가 디폴트가 난다는 의미다.

산은이 더블스타에 배타적협상권을 부여하면서 채권만기에 대한 결정을 3월30일로 미뤘기 때문에 노조가 이에 동의하지 않고 국내기업과 협상을 요구한다면 이를 받아들일리 만무하다는 게 거래 관계자들 설명이다. 산은 또한 타이어뱅크 인수 추진 소식이 들려오자 황당하다며 수용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혹여 산은이 만기연장을 해주더라도 중국계 은행 채무가 더 큰 문제다. 현재 금호타이어가 공상은행 등 중국에 있는 은행에 진 차입 규모는 약 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은행별로 다르지만 대부분 차입금 만기가 임박한 상태다.

그간 산은은 더블스타와 협상을 진행하며 중국계 은행을 설득했던걸로 전해진다. 당장 단기차입금 중 일부는 한 달안에 만기가 도래하기도 하는데, 더블스타 자금을 유치하면서 중국은행에 회수 시점을 늦춰달라 요청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계 은행에 진 만기연장 요청은 더블스타 인수를 전제로 논의됐다"며 "만약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난다면 중국 채권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만한 회사이거나 차입금을 바로 갚을 자금을 투입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공개경쟁 절차를 밟기 위해 국내 투자자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고 실사와 잔금납입을 진행할 수 있는 물리적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더블스타가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받은 이유 중 하나도 바로 다음 달 중 투자금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근거로 더블스타와 프라이빗 협상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법리적으로 특별한 문제가 되기 어렵다는 게 거래 관계자 설명이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채권단 매물은 기촉법 매각준칙에 따라 공개경쟁입찰이 필수인 경우가 있지만, 이번 투자협상은 구주 매각이 아닌 신주 거래이기 때문에 해당되지 않는걸로 알고 있다"며"또 이미 공개경쟁입찰을 한 차례 진행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될 게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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