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 신용도, 지배구조 상 지위가 갈랐다 [Rating Watch]KB·NH, 은행 후광 'AA+'…미래대우·한투, 계열 지원 부담 'AA0'
피혜림 기자공개 2018-04-03 15:52:49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9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신용등급이 그룹 지배구조상의 위치에 따라 엇갈렸다. 계열 지원 가능성의 주체냐 객체냐에 따라 업계 최고 신용등급 보유 여부가 결정됐다.'은행계 지주사'라는 든든한 후원자를 가진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AA+의 초우량 신용도를 얻었다. 보험계 자회사인 삼성증권도 AA+등급의 지위에 올랐다. 반면 계열의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경쟁사 이상의 자기자본과 시장 지위에도 한 노치 낮은 AA0등급에 그쳤다.
자체신용도는 현재 다섯 곳 모두 AA0로 동일하다. 다만 미래에셋대우는 초대형 IB 중 유일하게 '긍정적' 아웃룩을 달아 등급 상향 가능성을 높였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도 사업안정성과 성장성에 따라 최우량 신용등급의 가능성이 열려있는 셈이다.
◇초대형 IB 신용도, '은행계 vs 비은행계' 지주사 따라 양분
최근 한국기업평가가 KB증권의 신용도를 상향 조정했다. 은행계 지주사를 가진 초대형 투자은행(IB)이 모두 AA+등급으로 올라섰다. AA+등급은 업종 내 최고 지위에 오른 업체만이 받을 수 있는 신용도다. 다만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KB증권에 여전히 AA0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증권사의 AA+등급에는 은행계 지주사의 지원가능성이 결정적이었다. 초대형 IB의 자체신용도는 모두 AA0로 동일하다. 다만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KB금융지주, 농협금융그룹이라는 은행계 지주사의 지원가능성을 인정 받아 최종 신용등급을 자체신용도 대비 1 노치(notch) 높였다. 은행계 지주사는 최우량 신용도를 바탕으로 자회사에 대한 지원 능력을 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정부가 도왔던 전례 등을 이유로 자체 펀더멘탈과 무관하게 받아온 은행계 지주사의 AAA 신용도 공이 컸다.
삼성증권도 비슷하다. 최대주주인 삼성생명보험은 금융시스템 내 중요성이 높아 정부 지원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공적자금에 힘입어 AAA등급을 갖고 있는 셈이다. 삼성생명보험은 지난해 3월 삼성증권 유상증자에도 참여하는 등 지원 의지도 드러냈다. 은행계 지주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삼성증권 또한 계열의 지원가능성으로 1 노치를 높이게 된 배경이다.
반면 지주사의 지원을 받기 힘든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자체신용도와 동일한 AA0 등급을 유지했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또한 모회사로 각각 미래에셋캐피탈과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존재하지만 이들은 지원 능력이 부족하다. 도리어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이 그룹 내 주력 계열사로 자리하고 있어 모회사 혹은 계열사를 지원해야 하는 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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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아웃룩 붙은 미래에셋대우, 자체신용도 AA+ 효시 될까
자체신용도는 초대형 IB 모두 동일하다. 자체신용도는 모회사의 재무 지원 여력을 배제하고 해당 계열사의 펀더멘탈만을 기초로 해서 부여한 신용등급이다. 그동안 증권업계가 오를 수 있는 최고 자체신용도는 AA0였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업은 수익이 일정하지 않아 신용평가기관들도 다소 보수적으로 보는 편"이라며 "은행의 계열 지원가능성을 반영하지 않고 AA+등급에 오른 증권업체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천편일률적인 초대형 IB 자체신용도 속에서 미래에셋대우는 두각을 나타낸다. NICE신용평가는 2016년 말부터 미래에셋대우 아웃룩으로 '긍정적'을 달았다. KB증권을 비롯한 초대형 IB들이 '안정적' 아웃룩을 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NICE신용평가 관계자는 "신용등급을 올리기 전 '긍정적' 아웃룩을 달고 검토 기간을 거친다"며 "지난해 실적 등에 따라 미래에셋대우의 신용도를 AA+로 올리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기준에 미치지 못해 올해 다시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기자본 1위라는 지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적이 미래에셋대우 신용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조원이 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기자본에도 지난해 순이익은 5049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 절반 수준의 자기자본을 가진 한국투자증권(5244억원)보다 다소 낮은 수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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