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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부회장, '이노션 지분' 활용할까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과거 처분 이력, "모비스 매입자금 용도 처분 가능성"

심희진 기자공개 2018-04-02 08:16:08

이 기사는 2018년 03월 30일 09: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정의선 부회장이 이노션 지분을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향후 통합 글로비스 지분 매각 후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을 위한 자금 마련용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노션은 그룹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고, 정 부회장의 보유 지분율이 2%에 불과해 현금화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28일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정몽구·의선 부자의 계열사 지분 거래 등을 골자로 한 순환출자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정 부회장은 통합 현대글로비스 보유주식을 매각해 이를 기반으로 계열사들이 들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일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해당 작업에 4조~5조원가량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이목은 정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이노션 지분에 모아지고 있다. 과거부터 정 부회장은 이노션 지분을 팔아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승계 작업의 큰 그림을 그려왔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2013년 말까지 이노션 지분 40%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되면서 지분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노션은 전체 매출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일감수혜 계열사다. 매년 전체 매출의 40~60%가량을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확보하고 있다.

규제 회피를 위해 정 부회장은 이노션 지분 40% 중 30%를 모건스탠리PE,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아이솔라캐피탈 등 글로벌 재무적 투자자(FI)에게 넘겼다. 매각 대금만 3000억원에 달했다.

이듬해에도 정 부회장의 이노션 지분 처분은 계속됐다. 2015년 7월 이노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정 부회장은 구주 매출에 참여해 지분 10% 중 8%를 다시 시장에 팔았다. 해당 거래로 952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결과적으로 이노션 주식 처분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와 승계 재원 마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후 정 부회장은 이노션 매매 대금에 현대글로비스 8.59% 처분 자금을 더해 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자동차 지분을 사들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현대자동차 지배구조에서 정 부회장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2015년 초까지 보유 지분율은 0.0031%에 불과했다. 하지만 두둑해진 곳간을 활용해 현대자동차 지분 약 2%를 인수했다. 그 결과 정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5.17%)에 이어 개인 2대 주주에 올랐다. 다른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부친과 지배력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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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 잔여 지분 처분은 승계 재원 확보를 위해 가장 손쉽게 꺼낼 수 있는 카드다. 이노션은 그룹 지배구조와 무관한 데다 정 부회장이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지배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를 근거로 시장에선 정 부회장이 보유 자산 가운데 이노션 지분을 가장 먼저 처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공익재단을 통해 경영권 방어 장치를 마련해뒀다는 점도 총수일가 지분율 하락에 따른 부담을 덜어준다. 정몽구 회장의 1인 기부로 설립된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지난해 말 기준 이노션 지분 9%(180만주)를 보유 중이다. 정 부회장의 지분율을 차치해도 특수관계자들의 보유주식이 전체 40%에 달한다.

지난 29일 종가기준 이노션 1주의 가격은 6만4400원이다. 정 부회장이 보유주식 전량을 매각할 경우 250억원 안팎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장 주식인 만큼 매각 방식은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너일가 간 독립 경영 측면에서도 신속한 이노션 지분 처분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노션은 정 부회장의 누나인 정성이 고문이 이끌고 있다. 보유 지분(27.99%)도 가장 많다. 정 부회장이 지분을 모두 매각할 경우 자연스럽게 정 고문 중심의 독자적 경영 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노션 상장 당시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을 미미하게나마 남겨둔 건 거래 흥행과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서였다"며 "현재 사재 확보가 시급한 만큼 정 부회장이 이노션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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