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19(수)

전체기사

페이팔 창업자, 한미반도체 EB 투자로 310억 차익 교환사채 375억에 매입 685억에 처분

이경주 기자공개 2018-04-05 08:10:04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3일 11: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전자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팔(PayPal) 창업자로 유명한 '피터 틸'이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 한미반도체 투자로 1년 반 만에 300억 원이 넘는 거금을 손에 쥐었다.

피터 틸은 자신이 출자한 사모펀드 '틸 크레센도 인베스트먼트'와 '씨이피세미콘홀딩스 유한회사'(이하 틸 펀드)를 통해 재작년 한미반도체가 발행한 37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사들였다.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자 올 초 교환권 청구에 나서 600억 원이 넘는 돈을 받고 모두 처분했다.

3일 한미반도체 사업보고서와 공시 등에 따르면 틸 펀드는 보유하고 있던 한미반도체 EB를 올해 2월까지 모두 처분해 총 685억 원을 현금화시킨 것으로 집계됐다. 틸 펀드는 2016년 7월 한미반도체 EB를 375억 원에 매수했다. 최초 투자 후 1년 반 만에 실현한 차익이 310억 원에 이른다. 수익률은 82.7%다.

CEP세미콘 지분 처분 내역

EB는 채권 매수자가 일정 시일 경과 후 채권 발행사가 보유한 특정 주식(자사주 등)을 정해진 가격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교환권)가 붙은 사채를 뜻 한다. 교환권 혜택이 있기 때문에 일반 사채보다는 이자율이 낮다. 발행사는 시장 대출이 쉽지 않거나 저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싶을 때 EB를 선택한다. 매수자는 이자 수익을 일부 포기하는 대신 발행회사 주가가 올라갈 경우 EB를 주식으로 바꾸거나 비싼 가격에 조기상환해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다.

틸 펀드는 한미반도체 주가가 EB 발행 후 크게 치솟자 교환권 청구와 조기상환으로 막대한 이득을 낸 케이스다. 한미반도체 EB(375억 원)는 교환대상 주식이 자사주 625만 주로 전환 가액이 당시(16년 중순) 주가를 반영해 주당 6000원으로 설정됐다. 이후 주가는 지난해 중순 오르기 시작해 올 초 1만 원 대로 크게 뛰었다.

틸 펀드는 주가가 오르자 크게 두 차례에 걸쳐 엑시트(자금회수)를 단행했다. 우선 지난해 12월19일 EB 물량의 절반(187억 원, 312만5000주)에 대해 교환권을 청구했다. 틸 펀드는 2017년 9월 23일부터 2022년 8월23일까지 교환권을 청구할 수 있는 콜옵션이 있었다.

이후 전환된 주식 312만5000주 중 68만여 주를 올해 1월까지 장내에서 매도해 81억 원을 현금화시켰다. 2월 9일엔 기관투자자에게 잔여 주식 244만여 주를 블록딜(시간외 매매)로 272억 원에 매각했다.

틸 펀드는 같은 달 2월 22일엔 주식 전환을 하지 않은 EB 잔여분(187억 원, 312만5000주)까지 한미반도체에 조기상환했다. 1주당 처분가는 1만600원으로 총 처분액은 331억 원이다. 틸 펀드가 보유한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은 행사가능기간이 사채 발행 후 3년 후인 2019년 9월부터지만 한미반도체측과 합의가 돼 보다 빨리 진행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EB 조기상환은 실적 호조로 현금유동성이 풍부해진 한미반도체와 엑시트를 원하는 틸 펀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진행된 딜"이라고 말했다.

한미반도체는 틸 펀드의 교환권 청구로 지난해 관련부채에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해 손익계산서 금융비용에 반영시켜야 했다. 지난해 한미반도체 금융비용은 426억 원에 달했다. 전년(69억 원) 대비 6배 이상 불어난 수치다. 이탓에 같은 기간 사상 최대 영업이익 517억 원을 기록하고도 당기순이익은 95억 원에 그쳤다. 그만큼 배당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도 줄었다.

하지만 이같은 이익잉여금 감소는 현금 유출 없는 회계상 처리다. IFRS 회계 도입 이후 EB 발행가와 시가의 차이를 반영하도록 했는데 실제 현금 유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2016년 중순은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했던 때로 EB가 최적의 선택이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반도체 손익계산서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4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편집인이진우등록번호서울아00483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이현중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3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