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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에 꽂힌 투자자들, '카셰어링' 매력은 IMM PE, 3일 SPA 체결..'로봇택시'에 베팅

한형주 기자공개 2018-04-09 16:21:47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4일 1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량 공유업체 쏘카가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탈, 국내 재계 서열 3위 SK그룹(㈜SK)에 이어 토종 대형 PE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로부터도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당기순손익은 감사보고서가 공시된 2013 회계연도 이후 줄곧 적자, 여기에 수백억원을 투입한 신규 투자자들은 여태껏 쏘카가 흑자전환하는 모습을 구경하지 못했다.

베인·SK·IMM 등의 지위는 재무적투자자(FI)에 머문다. 설립 이래 최대주주는 초기 투자자인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다. 쏘카 이사회 의장인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3일 IMM PE의 600억원 투자 소식(SPA 체결)과 맞물려 쏘카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됐음을 발표, 10년여만의 경영일선 복귀를 시사했다. 이쯤 되니 FI들이 쏘카의 어떤 부분에 투자 매력을 느꼈는지 관심이 간다.

쏘카는 산업의 큰 틀에서 'O2O' 내지 '공유경제'에 해당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흔히 이런 류의 기업은 비즈니스 모델상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셀러와 바이어에게 플랫폼만 제공하는 형태, 다른 하나는 자산(차량)도 직접 소유하는 형태다. 쏘카는 후자에 가깝다. 작년 말 기준 8100대가량의 차량을 보유 중이다. 올 들어서도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수익성이 안좋은 이유도 쏘카가 이처럼 '에셋 헤비(Asset Heavy)' 모델을 갖추고 있어서다. 아직 재무제표가 공시되지 않은 작년 기준으로 손실률은 점점 줄고 있다는 게 FI 전언이다.

쏘카가 취급하는 차량은 쉽게 말해 단기 렌터카와 유사한데, 중요한 건 어디서든 5~10분만 걸어가면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배차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뛰어난 접근성은 국내 약 3000곳에 배치된 쏘카의 자동차 차고지에서 나온다. 운전자가 차량을 직접 구입, 소유하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든 자기 차처럼 쓸 수 있다는 게 쏘카의 사업 콘셉트다.

다시 말해 쏘카는 초기 투자비용이 과감히 들어가야 하는 인더스트리에 속해 있고, 턴어라운드로 가는 과정에서 펀딩이 필요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쏘카, '에셋헤비' 모델 진화 배경

쏘카의 글로벌 피어그룹으로는 미국의 우버와 리프트, 중국의 디디추싱 등을 들 수 있다. 가장 최근 쏘카에 투자한 IMM PE의 투자금(600억원)을 100% 에퀴티 밸류로 환산하면 약 5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직전에 거래된 우버·리프트 등의 밸류에이션을 참고한 것이다.

물론 우버나 디디추싱 같은 회사들은 '에셋 라이트(Asset Light)'한 플랫폼 업체고, 쏘카는 에셋 헤비 모델이란 점에서 업태상 차이는 있다. 모빌리티 산업에서 에셋 라이트 모델이란 개인이 자기 차를 몰고 다니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우버·리프트·디디추싱 모두 여기 해당된다. 우리나라에선 여객사업법상 이같은 영리행위가 불법이다.

이러한 법적 걸림돌을 피해 국내에서 변형된 플랫폼을 선보인 업체가 카카오T다. 우버나 리프트처럼 일반인을 상대로 차량을 공유하는 형태가 아닌, 택시를 배차해 주는 서비스로 사업 방향을 튼 것이다. 그리고 자기 차량을 가지고 자동차대여사업자로 등록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 업체가 바로 쏘카다. 즉 카카오는 택시로, 쏘카는 운전사 없이 차만 빌려주는 공유 자동차 형태로 각각 진화한 것이다.

◇IMM PE 등 '투자포인트'는

FI들의 쏘카 '투자 포인트'는 무엇일까. 일단 시장 지위(국내 1위 카셰어링 업체)가 뛰어나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서 모빌리티 사업자라고 하면 사실상 카카오와 쏘카 둘 밖에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그룹 계열 롯데렌탈에도 카셰어링 브랜드 '그린카'가 있고, SK플래닛의 'T맵' 역시 카카오T와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지만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결국 IMM PE 등은 규모가 가장 크면서 사업 형태는 다른 두 모빌리티 사업체 중 한 곳에 투자한 것이다.

이들은 모빌리티 산업의 엔드게임(End Game)은 '로봇 택시'라는 점을 투자 하이라이트로 삼고 있다. 머잖아 알아서 운전하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택시 등의 역할을 대체하는 시대의 도래할 것이란 관측에 기인한다. 앞으로 5~10년 뒤 현실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관건은 그 기로에서 카셰어링 업체가 중간 과정의 로드맵을 얼마나 착실하게 밟아 나가느냐다. 아무래도 실제로 오퍼레이션을 많이 해본 회사가 추후 로봇 택시 영역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버나 디디추싱도 기존에 플랫폼만 제공하던 것에서 스스로 차량을 보유하는 형태로 변화를 모색 중이다. 우버가 볼보로부터 자율주행차를 수급(약 1조원 규모 추산)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디디추싱도 마찬가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쏘카처럼 점차 에셋 헤비 모델로 가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차량을 많이 굴려 본 경험이 있고(시행착오도 많이 겪어 보고) △차량을 어디에 배치하면 수요가 많은지 잘 알고 △오퍼레이션 관련 데이터와 전문성이 축적돼 있는 회사가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타깃이 된다.

FI 관계자는 "카셰어링 본연의 기능을 잘 수행하면서 동시에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는 회사(쏘카)에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IMM PE는 쏘카가 발행하는 CPS(600억원 어치)를 취득, 이재웅 대표와 ㈜SK에 이은 3대주주로 등극할 전망이다. 쏘카는 2014년 베인캐피탈(그로쓰캐피탈 계정) 및 미국계 VC들로부터 약 180억원을 투자 받았다. 2015년엔 ㈜SK로부터 약 650억원을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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