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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증권 잡은 삼성증권 PBS, '파격 베팅' 스왑 한도로 1조원 부여, 업계 최저수수료 책정

최은진 기자공개 2018-04-25 14:53:28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3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 프라임브로커(PBS)가 NH투자증권의 메자닌 헤지펀드와 계약을 맺기 위해 통 큰 베팅을 했다. 업계 최저 수수료를 내세운 것은 물론 1조원에 달하는 스왑 한도를 제공하기로 했다. NH증권은 삼성증권의 파격 베팅에 기존 헤지펀드의 PBS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서는 삼성증권 PBS가 NH증권을 잡기 위해 업계 생태계를 저해하는 무리한 베팅을 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증권이 지난 12일 설정한 'NH 앱솔루트 Pre IPO Mezzanine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의 PBS로 삼성증권이 낙점됐다. 이 펀드는 초기 설정규모가 150억원에 불과하지만 고유계정과 기관투자가 자금을 추가로 유치해 약 700억원대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NH증권 헤지펀드는 '글로벌 헤지펀드'를 지향하며 20여명의 매니저가 공동운용하는 방식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운용역 몇명에 좌우되거나 시장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펀드가 아닌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에 기관투자가들도 NH증권에 러브콜을 보내며 대규모 자금을 모집했다. 지난 2016년 8월 설정한 첫번째 헤지펀드인 'NH 앱솔루트 리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는 총 5000억원의 규모로 설정됐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 출시된 단일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따라서 NH증권 헤지펀드는 PBS들에게 매력적인 파트너로 꼽힌다. 최근 론칭한 헤지펀드의 PBS 선정에도 증권사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더욱이 NH증권은 이번에 선정된 PBS에게 기존 헤지펀드도 맡기겠다고 선포하며, 증권사 PBS들은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였다.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NH증권은 최종적으로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삼성증권의 손을 들어줬다. 우선 대차, 스왑 등의 거래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책정했다. 이미 NH증권은 첫번째 헤지펀드의 PBS로 KB증권을 활용하며 업계 최저 수준의 서비스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KB증권이 제시한 수수료보다 더 낮은 요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정적으로 NH증권이 삼성증권을 낙점한 이유는 스왑 한도다. 삼성증권은 NH증권에 1조원 규모의 스왑 한도를 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미래에셋대우는 5000억원 정도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왑은 증권사 고유계정 북을 활용해야 하는만큼 보수적으로 책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증권사 PBS부서가 잡는 연간 스왑 총한도가 1~2조원 안팎이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NH증권에 연간 총한도를 통째로 배정한 셈이다. 타 운용사에 배정할 물량까지 NH증권에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증권사 PBS부서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NH증권 헤지펀드에 업계 최저수수료로 스왑 한도 1조원을 배정하기로 한 것은 다른 운용사에서 벌어들일 수익을 포기하고 베팅한 것과 다름 없다"면서도 "수수료를 계속 낮추고 무리한 베팅을 하는 행태가 자칫 증권사 PBS 업계의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출혈 경쟁으로 치닫을까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 PBS가 무리를 하면서까지 베팅에 나선 이유는 NH증권이 기존 헤지펀드의 PBS 파트너도 전환할 수 있다는 속내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NH 앱솔루트 리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의 PBS 파트너는 KB증권이다. PBS 계약은 올 6월 만료된다. NH증권은 해당 펀드의 PBS 파트너를 새롭게 뽑힌 파트너에게 넘길 수 있다고 공표했다. 다만 스왑 및 대차 등의 거래에서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이번 NH증권 PBS로 새롭게 선정되면서 약 6000억원의 계약고를 확보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NH증권 관계자는 "'앱솔루트 리턴' 헤지펀드의 PBS를 삼성증권으로 넘길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도 없고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KB증권과의 계약은 6월로 만료되기 때문에 고민을 더 해 볼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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