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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부사장급 이상 '전문경영인' 고작 5명 오너일가, 계열사 경영권 독식…대한항공 출신이 장악, 역할·권한 한계

고설봉 기자공개 2018-04-25 08:30:52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4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발표했다. 그러나 그룹 내부에 전문경영인 숫자가 극소수에 불과해 실제 체제 안착은 당장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전 계열사를 통틀어 부사장급 이상 전문경영인은 단 5명뿐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와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을 사퇴시키겠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어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석태수 한진칼 사장을 선임하겠다"며 "한진그룹 차원에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장 조 회장 일가의 빈 자리를 채울 내부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조 회장 일가는 그룹 전 계열사에 걸쳐 대표이사 자리를 독차지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 12곳 중 11곳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조 회장과 조원태 사장은 주요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활동하며 이사회 의장직도 수행하고 있다. 조 회장은 한진칼, 대한항공 등 8곳에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모두 등기임원으로 등록돼 있다. 조 사장은 대한항공과 한진칼, 한진정보통신의 대표이사다. 그는 올해 대한항공 이사회에서 의장으로 직접 회의를 주재했다.

조 회장 일가를 빼면 그룹 내 전문경영인은 그 수가 제한적이다. 12개 계열사에 걸쳐 대표이사급 전문경영인은 14명뿐이다. 이들 계열사에 소속된 임직원 수는 2만7125명이다. 임직원의 단 0.05% 만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경영인들의 직급이 대부분 전무나 상무인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14명의 전문경영인 중 사장 및 부사장은 단 5명이다. 오너일가가 전문경영인을 운영에 참여시켰지만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어나갈 만큼 권한을 주지는 않았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상장한 진에어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매출 1조원을 눈앞에 바라보는 국내 2위 저비용항공사(LCC)지만 최정호 대표이사의 직급은 전무다. 대한항공 직급으로도 전무이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진에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경영인 인력풀 자체가 적은 것은 이들의 출신에서도 드러난다. 외국인 단 1명을 제외하면 모두 대한항공 출신이다. 그룹 전반에 걸쳐 대한항공 임원이 계열사 대표이사로 임명되는 관행이 뿌리깊다.

한진그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향후 전문경영인체제로 전환해도 사실상 대한항공 출신들을 승진시키는 선에서 마무리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며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조 회장의 측근들이 각 계열사 대표가 되는 기존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외부에서 능력이 검증된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그룹의 경영체제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조 회장이 직접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 그룹 경영을 투명하게 하기로 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이나 제주항공의 경우 오너일가를 제외하고 사장 1명, 부사장 1명 등 전문경영인이 각각 영역을 나눠 경영일선에서 진두지휘한다"며 "대한항공이나 진에어도 급에 맞는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권한을 주고 경영을 총괄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 전문경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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