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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만에 드러난 엘리엇 속셈…"현실성 없다" 특정 주주의 단기적 이익 논란…"이사회 입성 포석" 분석

김현동 기자/ 임정수 기자공개 2018-04-25 08:31:34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4일 1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과 관련한 속내를 드러냈다. 지난 3일 이후 20일만이다. 요구안의 핵심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의 합병 후 지주회사 전환, 배당확대, 사외이사 추가 등이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엘리엇의 요구를 수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실적으로 사외이사 선임 정도가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엘리엇은 23일 현대차그룹 이사회에 보낸 서한 '액셀러레이트 현대(THE ACCELERATE HYUNDAI PROPOSALS)'를 공개했다.

엘리엇은 서한에서 네 가지를 요구했다.

먼저 그룹 지배구조 개편 차원에서 현대모비스의 A/S 사업부문과 현대차의 합병 및 지주회사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지배구조의 안정성, 주주이익 제고와 함께 세금 등의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차가 합병할 경우 자산 기준 글로벌 7위 자동차 회사가 탄생하고, 수익 개선과 함께 시장에서의 재평가도 가능하다고 엘리엇은 평가했다.

두 번째로는 자본구조 최적화를 위해 현대모비스와 현대차의 과도한 잉여현금을 줄이라고 요구했다. 주주이익 제고 차원에서는 배당성향을 높여 순익의 40~50% 수준의 배당 필요성을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사외이사를 세 명 추가해 지배구조를 글로벌 수준으로 개선할 것을 주장했다.

엘리엇의 제안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먼저 현대모비스 A/S 사업부문과 현대차의 합병과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도 검토했던 사안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지주회사로의 전환 시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해야 하고 이 경우 현대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를 분리해야 한다. 지주회사 전환이 세제면에서 효율적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금융계열사 분리 시에 현대차그룹의 차량 판매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

과거 엘리엇은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인적분할 후 지주회사 전환을 요구했지만, 삼성전자는 수용하지 않았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을 포함한 일부 주주의 단기적 이익을 위해서 큰 그림을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평했다.

엘리엇 입장이 과도하다고 평가한 잉여현금은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투자 재원이다. 수소전기차로 대표되는 미래 친환경차 개발을 위해서는 향후 막대한 재원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지배회사인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미래차 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 등에 대한 인수합병(M&A) 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5대 미래 혁신성장 분야에 5년간 23조원 규모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래·혁신성장 분야는 △차량 전동화 △스마트카(자율주행·커넥티드카) △로봇·인공지능(AI) △미래 에너지 △스타트업 육성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 투자는 향후 현대차그룹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지금은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보다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엘리엇의 배당 확대 주장 역시 과도한 측면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올해 초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순이익이 급변하더라도 잉여현금흐름의 일정 수준을 배당으로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잉여현금흐름의 30~50%, 현대모비스는 잉여현금흐름의 20~40%를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사외이사 추가 선임 등에 대해서는 이사회 구조 개편 과정에서 일정 부분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다. 삼성전자가 과거 엘리엇의 제안을 받아들여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하고 사외사로만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의 제안은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것이 대부분"이라면서 "이번 제안은 이사회 입성을 위한 포석일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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