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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분할·합병비율 프레임 벗어나야 [thebell note]

임정수 기자공개 2018-04-26 08:30:14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5일 08: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모비스가 최근 분할·합병비율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모비스의 분할비율과 분할모비스-글로비스의 합병비율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한용빈 현대모비스 재경본부장(부사장)이 주축이 됐다. 분할·합병비율에 대한 설명은 지배구조 자문을 맡았던 삼일회계법인의 허재현 상무가 맡았다.

현대모비스측과 애널리스트들의 논박은 비율 산정 과정에 대한 얘기로 흘렀다. 비율의 적정성을 따지는 자리이다보니 가중평균비용(WACC), 베타(β)값, 할인율(r) 등 존속모비스와 분할모비스 가치평가 과정에서 사용된 재무 수치들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졌다.

설명회 결과는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된다. 구체적이고 충분한 설명이 이뤄졌지만 그렇다고 논란을 잠재웠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참석한 애널리스트들은 "모비스의 자산·부채 분할 방식이나 분할·합병비율 산정 과정에 대해 대체로 수긍하지만 일부 수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분할·합병비율 논란은 맹점을 갖고 있다. 기업 밸류에이션에 사용되는 수치가 모두 객관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합리적 추정과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수 있는 영역이다. 어떤 기업을 비교 기업으로 삼았는지, 어떤 데이터를 준용했는지에 등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누가 평가를 하더라도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어떤 수치가 더 설득력을 갖느냐는 싸움일 뿐이다.

현대모비스는 주주들이 제기하는 의문을 충분히 해소해 줄 의무를 갖고 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분할·합병비율의 프레임에만 갇혀 있으면 논란이 끝임없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좀더 폭넓은 주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분할·합병비율의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노력의 방향은 존속 모비스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에 대한 미래 청사진 제시가 돼야 할 것 같다. 주주들 입장에서 분할·합병비율에 대한 논란은 현재 상태에서 분할·합병했을 때의 유불리를 따지는 일에 불과하다. 명확한 성장 로드맵으로 존속 모비스와 현대차그룹에 대한 장기 성장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다면 주주들은 그룹의 미래가치를 기대하고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지배구조 개편안에 베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장기 비전 제시에 대한 방식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적을 발표하면서 컨퍼런스콜(전화)로 성장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현대차그룹 사장단이 참석하는 그룹 성장 전략 설명회로 판을 키우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서 현대모비스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리더십을 보여준다면 금상첨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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