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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신용등급 공개 왜 꺼렸을까 사전 정보 차단 의지…분식 논란 직전 대규모 회사채, 투자자 난감

민경문 기자공개 2018-05-08 07:08:00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3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과거 자금 조달 행보도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의존도가 높았던 회사채의 경우 신용등급은 있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요청으로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 사모 발행이라는 점에서 공시 의무가 있었던 건 아니다.

다만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이뤄진 만큼 수익 지표나 자회사 가치 산정 등 투자자에 절실한 정보 공개를 회피했다는 지적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특히 분식회계 이슈가 발생하기 나흘 전 19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를 찍어 논란이 더욱 커질 소지도 있다.

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 동안 6번에 걸쳐 총 46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은행권 장·단기차입금 액수와도 맞먹는 수치다. 공모채는 한번도 없었다. 사모채를 찍는 회사로선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없기 때문에 정보 공개를 최소화할 수 있다. 발행 절차도 간편해 조달 편의성이 높다.

주목할 부분은 해당 사모채의 신용등급이다. 공시 의무가 없긴 하지만 일부 발행사들은 신용등급을 밝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신용평가사에 신용등급 의뢰 이후 비공개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사채 신용등급과 관련해선 어떤 것도 얘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모채 등급으로 AA-를,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각각 A+를 부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동종업계 한미약품(A+)을 넘어서 모회사인 삼성물산(AA+)과도 두 노치 차이를 보이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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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평가보고서가 확인되지 않다보니 신용평가사들의 구체적인 평정 내용은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 증권사 IB 관계자는 "평가보고서는 풀(full) 보고서도 아니고 거의 요약본에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용등급 공개를 계속 꺼린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 자회사라는 배경에도 불구하고 수익가치를 둘러싼 불확실성, 삼성바이오에피스 기업가치 산정 의혹 등을 둘러싸고 불필요한 말이 새나올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흑자 전환 시점은 설립 6년이 지난 2017년 1분기였다.

불똥은 투자자 보호 이슈로 번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융감독원의 분식회계 발표 나흘 전에도 19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한 상태였다. 이는 여태껏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발행한 사모채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다. 기관투자가 일부가 나눠서 매입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관계사 전환이 단순 회계규정 위반이 아니라 '고의적 분식회계'로 지목한 상황이다. 이는 금융 당국이 내리는 최고 수위 징계로 이대로 증권선물위원회를 통과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폐지 여부를 심사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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