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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마친 카뱅, '한국금융·카카오' 지배 균형 성과 실질 장악력 미묘한 변화, 최대주주 자금 부담 덜어

윤지혜 기자공개 2018-05-04 10:48:00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3일 1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가 5000억 규모로 진행한 두 번째 유상증자를 마무리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증자를 통해 핵심주주인 카카오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현재 1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는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자금 부담을 경감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그간 카카오뱅크에 대한 실질 지배력을 놓고 카카오와 한국금융지주 사이에 있었던 미묘한 줄다리기가 있었지만 이번 거래를 통해 전보다 카카오에 힘이 실리게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지난 25일 5000억 규모 유상증자를 완료하면서 카카오뱅크 총 발행주식 대비 지분율에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 58% 지분을 들고 있던 한국금융지주 보유 지분이 50%로 낮아진 반면 카카오 지분율은 18%로 올랐다. 다만 이는 우선주가 포함된 지분이기 때문에 의결권을 가진 보통주를 기준으로 한 비율은 이전과 동일하다. 차후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돼야 실질적으로 의결권을 가진 지분율 행사를 할 수 있다.

이번 유상증자는 작년 7월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뒤 두 번째다. 카카오뱅크 측은 신규 상품 출시를 위한 여력을 확보하기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자본확충 방식을 들여다보면 지배구조에 변화를 주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우선 5000억 유상증자를 보통주 2000억원, 우선주 3000억원으로 따로 나눠 진행한 점이 근거가 된다. 최대주주인 한국금융지주는 당초 보유 지분율 58%에 해당하는 2900억원을 밑도는 1860억원만 출자해 실권주를 냈다. 이어 카카오가 한국금융지주가 포기한 우선주를 인수했다. 지분율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한국금융지주는 당초 배정된 지분보다 자금 부담을 덜 지고 카카오는 자금을 추가로 태운 셈이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와 한국금융지주라는 양대 축으로 운영된다고 볼 수 있다. 두 명의 공동대표 이사도 카카오 출신, 한국금융지주 출신이 각각 맡았다. KB국민은행은 카카오와 동일하게 10%를 들고 있지만 경영 참여 측면에서는 카카오보다 덜 관여한다. 국민은행 측은 카카오뱅크에 지분 투자를 한 이유와 관련해 중기대출에 대한 스터디를 하거나 향후 상장 등을 통해 차익을 노리는 등 경영 보다는 성장 투자에 방점을 찍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다만 지분율만 놓고 보면 사정은 좀 더 복잡하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설립을 주도한 핵심주주이지만 현행은행법으로 인해 10% 지분만 들고 있다. 비금융주력자는 은행지분을 10% 이상 소유할 수 없으며, 의결권 행사의 경우 4% 이상을 넘을 수 없다. 반면 최대주주인 한국금융지주는 금융주력자이기 때문에 지분 58%를 들고 있어 카카오와 격차가 크다.

이에 따라 이번 유상증자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카카오의 실질적인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돼야 생기는 변화이긴 하지만, 발행주식 총수로 보면 한국금융은 50%로, 카카오는 18%로 간극을 좁힌 모양새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선 한국금융의 지분율이 카카오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에 공동 경영 체제가 유지되고 있고, 때로는 각 기업 태생적 성향으로 인한 양측 시각차가 생기기도 한다"며 "이번 증자 구조를 보면 한국금융지주가 우선주를 포기하면서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카카오의 실질 지배력을 높여주는 형태로 설계가 된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조치는 과거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당시 카카오와 한국금융지주과 맺은 옵션 계약과 일맥상통하다. 양측은 '주식회사 카카오가 보유하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한국카카오은행의 최대 보유 지분 한도가 15%이상으로 높아질 경우 지배기업 보유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카카오에게 부여하며 카카오가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지배기업은 추가적인 지분 매각을 통해 최대 보유 지분한도 미만으로 보유 지분율을 조정해야 한다'고 계약에 명시했다.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에게 지분을 팔아 최대주주 자리를 넘겨줘야 한다는 조항이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설립된 후 정부의 은산분리 규제 논의가 지연되고 있어 당분간 의결권 지분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전날 금융위는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시사하면서도 은산규제 완화에 대해선 답변을 보류했다.

한편 이번 유상증자에서 소액주주들도 의결권 없는 우선주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SGI서울보증, 우정사업본부, 넷마블, 이베이, 스카이블루 등이 각각 4%, 예스24가 2%의 지분율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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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연차보고서, 2017년 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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