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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반도체 딜이 뒤집힐 가능성 없다" 도시바 이사회 3번째 입장표명…주총 안건 재상정 불필요

윤동희 기자공개 2018-05-14 09:27:41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9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며칠 새 일본 현지 언론과 외신이 도시바 M&A의 철회 가능성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변수를 따져보면 계약을 무효로 만드는 등의 거래가 뒤집힐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하다는 게 거래 당사자들 판단이다. 매각을 진행한 주체인 도시바 이사회는 여전히 현재 인수 후보에 우호적인 입장인데다 새로 주주가 된 행동주의 펀드가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구조다.

도시바는 9일 메모리 사업부 매각계약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지난 8일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익명의 도시바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계약이 취소될 수 있다고 보도한 데 따른 반박자료다. 도시바는 지난달 23일과 지난 3월 30일 두 차례에 걸쳐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매각 기한을 넘겼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거래가 종결되기를 바라며 다른 어떠한 대안을 준비하고 있지도 않다며 매각계약이 여전히 유효함을 시장에 확인시켰다.

도시바는 도시바메모리를 KK판게아(K.K.Pangea)에 매각하기로 했고 지난 3월 30일을 시한으로 잡았다. 판게아는 베인캐피탈, SK하이닉스 등을 주축으로 한 한미일 컨소시엄이다. 반독점심사 승인이 완료되지 않아 거래는 마무리 하지 못했다. 도시바 이사회는 공시를 통해서도 기한은 넘겼지만 여전히 거래는 유효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5월 28일과 같은 2차 매각시한과 같은 날짜는 계약상 존재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 이사회는 여전히 굳건하게 메모리사업부를 매각한다는 입장"이라며 "행동주의 펀드 일부가 들썩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법적으로 주주총회에 메모리 사업부 매각 안을 올릴 필요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차례 주주총회 승인을 받은 매각계약이라 또다시 주주총회에 올릴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매각은 중국 반독점 심사 승인만을 앞두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라는 변수를 만나 무기한 연기됐다. 도시바 메모리 매각안은 한국과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브라질, 필리핀, 대만 등 7개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중국의 심사만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통제할 수 없는 변수로 불똥이 튀었다는 지적이다.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매각을 결정한 이사회가 여전히 KK판게아에 우호적이지만, 자꾸 철회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지난해 말 도시바의 새로운 주주로 합류한 행동주의 펀드들 때문이다. 도시바는 지난해 11월 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에피시모(Effissimi), 세간티(Segantii), 헌터 패톤(Hunter Patton), 엘리엇(Elliott), 서버러스(Cerberus), 써드포인트(Third Point), 오아시스(Oasis) 등이 주요 투자자로 나섰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총 35% 가량이다.

엘리엇의 이름으로 알 수 있듯이 행동주의 펀드가 대거 참여함으로써 주주들이 도시바 경영에 간섭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론 도시바가 자본확충으로 한시름 놓은 상황이지만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메모리 사업부 매각을 계속 끌어안고 있을 수는 없다. 20조원에 가까운 대형거래가 지연되는 것에 불만을 표해 거래 무효처리는 아니더라도 거래조건 변경이나 가격조정을 요구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오는 6월 열릴 것으로 보이는 정기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올라간다면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거래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 주주총회에 안건을 상정하는 시점이 이달 중하순이었기 때문에 중국의 반독점 심사 승인이 2018년 5월까지는 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현재 도시바 이사회의 입장대로라면 주주총회에 안건을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도시바 이사회는 지난해 9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고 지난해 10월 2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해당 안을 승인 받았다. 절차상 한번 더 주주총회에 의견을 물을 필요가 없다. 행동주의 펀드가 이사회를 간접적으로 압박할 수는 있으나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도가 없다.

도시바 이사회가 세 차례나 자료를 통해 밝힌 대로 앞으로도 KK판게아에 계속 우호적인 입장을 취한다면 주주총회에 해당안건을 재상정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행동주의 펀드 주주의 압박이 거세진다면 판도가 달라질 수 있으나 도시바 이사회가 두세달 안에 지금으로부터 입장을 전향적으로 바꿀 가능성도 아주 낮다. 중국의 반독점 심사 승인이 언제 날 지는 예상할 수 없으나 도시바 메모리 매각자체가 결렬될 가능성은 현재로서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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