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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ABL생명, '일괄매각' 가능할까 인수가 부담·잠재 리스크 등 감안시 '난항' 예상

한형주 기자공개 2018-05-23 16:53:05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4일 18: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방보험그룹 위탁경영을 맡고 있는 중국보험감독관리위원회(이하 보감회)는 한국 포트폴리오 자산이자 잠재 매물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에 대해 패키지 및 개별 매각을 동시에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편의상 묶어 파는 방안을 선추진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따로 파는 전략으로 선회할 공산이 크다.

문제는 IB업계에서 보감위가 동양생명·ABL생명 패키지 매각으로 방침을 정하더라도 바이아웃(Buy-out)이 성사되기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일괄 매각 성공을 예단하기엔 양사가 보유한 잠재 리스크가 작지 않고 매물도 다소 무겁다는 분석이다.

잠재투자자들이 보기에 두 매물의 현재 시장가치가 얼마인지 못지 않게 당초 안방보험그룹이 얼마를 주고 샀는지도 중요하다.

안방보험그룹은 지난 2015년 동양생명 경영권 지분을 1조1000억원가량에 인수했다. 이후 지난해 3월 동양생명이 단행한 5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늘렸다. 투입된 자금은 총 1조7000억원 수준, 작년 말 기준 지분율은 약 75%다. 100% 지분가치(에퀴티 밸류)로 환산시 총 투자금은 대략 2조2000억원으로 계산된다. 동양생명의 작년 말 자기자본이 2조4500여억원이니 주가순자산비율(PBR)로 치면 0.9배 정도 값이다. 이에 더해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동양생명의 내재가치(Embeded Value)가 3조원대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도자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쳐 최소 자기자본 근처 가격을 매매희망가로 제시할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다.

ABL생명의 경우 작년 초 안방보험그룹의 인수가는 35억원에 그치지만, 이후 두 차례의 대규모 유증 신주 매입을 통한 실투자액은 3000억원을 웃돈다. 다만 ABL생명의 작년 말 자기자본 약 5810억원보다는 액수가 다소 못미쳐(PBR 0.5배 해당) 매도자가 매매가 상향을 유도할 개연성이 있다.

인수후보 입장에선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정하기 앞서 두 매물의 잠재 위험도 좌시할 수 없다. 과거 확정형 고금리 상품을 판매한 전력이 있는 동양생명은 새 주인을 맞은 이후에도 상당 규모의 자본 확충이 불가피하리란 목소리가 많다. 인수가가 낮더라도 'IFRS17' 도입을 기해 RBC가 눈에 띄게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동양생명의 RBC는 211%로 지금도 피어그룹 평균(230%)을 밑도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물며 ABL생명은 동양생명보다 리스크가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ABL생명 또한 기존에 고금리 상품을 많이 취급해 왔는데, 이 중엔 부리이율 10%짜리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ABL생명 등이 실제로 매물로 나오면 이들 고금리 상품이 적잖이 큰 이슈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이같은 걸림돌을 차치하더라도 사실 국내에서 동양생명과 ABL생명 경영권에 관심가질 만한 원매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인수후보는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정도. 신한금융지주는 직전까지 MBK파트너스의 포트폴리오 기업인 ING생명 인수 수의계약(프라이빗 딜) 논의를 진행했던 터라 당장 동양생명 등으로 눈을 돌릴 여지가 많지 않아 보인다. 이미 생보사를 소유한 KB금융지주도 기본적으로는 보수적인 전략 하에 동양생명·ABL생명 인수전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생보업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 전언이다.

일각에선 우리은행을 인수 가능 후보로 들기도 하지만, 은행법상 자회사 출자한도(20%)가 걸려 있어 2조원 이상을 추가 투자할 여력이 안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황상 패키지보다는 개별 매각 시나리오가 유력해 보인다"면서도 "타이밍상 지금이 매각을 추진할 적기는 아닌 듯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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