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공모 외면한 LGD, '맏형' LG전자 전략 빙의? 절차 간편, 정보 공개 최소화 선택 …가격 결정 투명성 등 시장질서 훼손

김시목 기자공개 2018-05-21 11:07:00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7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첫 사모사채를 발행하면서 이를 둘러싼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연초 사모시장에서 초장기물을 무더기로 찍어내고 있는 LG전자의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것. 초우량 기업의 사모채 발행은 공모채 시장의 위축으로 직결된다. 특히 LG전자나 LG디스플레이 모두 공모채 '우등생'이었던 터라 논란은 커졌다.

비판의 핵심은 우량 AA급 기업이 공모를 통한 가격결정 절차를 외면하고 손쉬운 사모로 눈을 돌리고 있는 점이다. 마음만 먹으면 공모 조달에 어려움도 없는 곳들이다. 사모채의 경우 가격 결정 투명성 및 공정성 훼손, 공모채 시장 구축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는 이달 17일 700억원 규모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설립 이래 첫 사모채다. 트랜치(tranche)는 15년 초장기물로 구성됐다. 신용등급 강등 시 강제상환 조건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장기물 발행을 통해 만기 구조를 장기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첫 사모시장 등장은 LG전자의 연이은 초장기물 사모 회사채 발행에서 자극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IFRF17 적용을 앞두고 있는 국내 보험사들의 초장기물 수요에 편승해 AA급 우량 이슈어들이 손쉽게 회사채 조달을 성사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올해 벌써 3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사모 회사채 시장에서 마련했다. 연초 넉 달 간 세 차례 걸쳐 사모시장을 드나들었다. 여느 해 대비 이례적이었다. 트랜치는 10년~20년 등 초장기물 위주다. 차입구조 장기화란 측면에서는 만족도가 높을 전망이다.

실제 전자나 디스플레이의 경우 간편하고 조용하게 장기물을 발행한 만큼 만족도가 높을 수 있다. 그러나 공모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긍정적 평가가 어렵다. 사모채 발행은 금리 면에서 특정 기관 수혜나 공모채 투자자 피해 등의 왜곡이 따를 수 있다.

이로 인해 거듭 사모채 발행을 이어온 LG전자와 물꼬를 튼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시장의 시선은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우량사들이 줄줄이 발행이 손쉽고 간편한 사모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공모채 시장 구축은 우려가 아닌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AA급 우량사라면 비판은 더욱 거세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벌써 공모채 시장 모범생들이 즐비한 LG그룹 전자계열사들이 호텔롯데 등 롯데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신고서 제출 의무를 피하기 위해 활용하던 수단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LG전자가 이례적으로 사모채를 발행하더니 LG디스플레이가 따라하는 모습"이라며 "우량 이슈어들의 사모채 발행은 가격 결정 과정에서의 왜곡 소지가 많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투자자에 혜택이 갈 수 있는 점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