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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못다핀 B2B 성과…부친 타계후 그룹 경영 중책 [구본무 별세]작년말 디지털사이니지 사업 맡은뒤 반년만에 지주사行

김성미 기자공개 2018-05-23 08:20:29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1일 1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다음달 열리는 ㈜LG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LG그룹 4세 경영 시대의 막이 오른다. 반면 구 상무가 LG그룹 경영전면에 나서면서 현재 맡고 있던 B2B사업본부 정보디스플레이(ID)사업부장 직함은 내려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LG는 다음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광모 상무를 등기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후 ㈜LG는 이사회를 통해 구 상무가 현재 맡고 있는 LG전자 ID사업부장의 겸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구 상무가 ㈜LG 등기이사에 오른 것은 아버지 구본무 회장에 이어 그룹 경영에 깊숙히 관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ID사업부장은 내려놓고 그룹 경영에만 집중할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정기 조직개편을 통해 5년 만에 B2B사업본부를 부활시켰으며, 구광모 상무는 B2B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의 총괄자였다. B2B사업본부는 해체 후 작년에 다시 독립 본부로 격상돼 신설됐다.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캐시카우로 키워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었다.

구 상무가 맡았던 디지털 사이니지는 B2B 사업 중 굵직한 성과를 내고 있는 제품이다. 네트워크로 원격 제어해 다양한 정보와 광고를 보여주는 상업용 디스플레이로, 최근 들어 기업의 사무공간, 교통 등 공공시설, 호텔 등 숙박시설 등 다양한 곳에 적용돼 수요가 급증하면서 매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구 상무에게 B2B본부 내 ID사업부장은 그룹 후계자로서 경영수업을 받는 자리였을 뿐만 아니라 가시적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LG의 등기이사가 되면서 LG전자에서 실질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트렉 레코드를 잃게 됐다.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한 구 상무는 제조, 판매 현장, 해외, 지방 등을 두루 거치며 차근차근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하지만 국내 재계 순위 4위인 LG그룹을 진두지휘하기에는 충분한 경험을 쌓지 못했다는 우려도 있기 때문에 ID사업부장 자리가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고 구본무 회장의 경우 1995년 회장이 되기 전 임직원으로 20년간 근무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1975년 LG화학 심사과장으로 입사한 구 회장은 LG화학에서 수출관리부장, 유지총괄본부장을 지냈다. 1980년 LG전자로 자리를 옮겨 기획심사본부장을 맡았고 이어 일본 동경주재원으로 나가 이사와 상무를 거쳤다. 1985년 LG회장실 전무로 승진한 이후 1989년 LG그룹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1995년에서야 부친인 구자경 명예회장으로부터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일각에서는 구광모 상무가 아직 40세에 불과함에 따라 트렉 레코드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LG의 인사 원칙과 전통에 따라 경영 훈련 과정을 거치긴 했으나 낮은 직급의 자리를 맡아오면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보이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임원이 된지도 이제 3년이 조금 넘었다.

앞서 구 상무는 LG전자에서 7년간 실무 경험을 쌓았다. 재경부문으로 입사한 그는 2009년 미국 뉴저지법인, 2013년 TV·오디오를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2014년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 창원사업장 등을 거쳤다. 그해 4월 ㈜LG 시너지팀으로 이동한 그는 그룹의 주력사업·미래사업을 챙기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획한데 이어 계열사 간 시너지 제고를 지원한 성과를 인정받아 2014년 말 상무로 승진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LG전자 B2B 사업 매출이 전체의 20%에 이를 만큼 구 상무가 맡은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며 "ID사업을 필두로 B2B 성과를 키울 수 있는 좋은 경영 기회지만 그룹 경영 전반을 관장하는 구광모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더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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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전자 상무가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구본무 LG 회장의 빈소를 지키고 있다.(사진제공: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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