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6월 05일 1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1번가를 운영하는 SK텔레콤의 자회사 SK플래닛이 재무적투자자(FI)들로부터 자본확충에 성공하면서 이 돈이 어디에 투자될지도 관심사다. 자체적인 역량 강화와 함께 모기업인 SK텔레콤과의 시너지를 위한 다양한 사업적 기회를 발굴하는데 우선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이번 투자 유치로 유입되는 돈은 오롯이 11번가를 위해 쓸 계획이다. 그 동안 오픈마켓이 중심이었던 11번가의 사업 구조 안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해 투자금이 배분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우선 11번가의 신선식품 강화에 역량을 집중한다. 신선식품은 고객들의 구매가 빈번히 이뤄지는 생필품 가운데 하나다. 신선식품 사업을 확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집객 효과를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11번가의 거래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전략이다.

SK플래닛은 이미 헬로네이처를 인수, 신선식품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조인트벤처(JV) 형식으로 국내 최대 편의점 사업자 씨유(BGF그룹)를 끌어들여 사업 제휴를 맺고, 유통력 강화에 사활을 건 상태다.

SK텔레콤은 또 신선식품 만큼 소비자들의 유인 효과가 큰 패션 카테고리에도 투자금의 상당부분을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직매입 상품 확대와 이를 위한 물류창고 건설 등 유형자산 투자에도 돈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SK텔레콤이 지난해 롯데, 신세계 등과 SK플래닛 자본확충을 논의할 당시 두 회사의 부동산 자산의 활용에 기대를 걸었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의 시너지를 위한 AI(인공지능) 큐레이션 작업도 병행된다. AI 큐레이션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로 고객들의 성향과 선호 제품을 추천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11번가 쇼킹딜 등을 AI 기술과 접목시켜 맞춤형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특히 이번 자본확충을 계기로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프리미엄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을 벤치마킹 한다는 복안이다. 아마존 프라임은 가입료를 지불하면 배송 혜택과 함께 음악, 영화 등 콘텐츠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패키지 서비스다. SK텔레콤은 또다른 자회사 SK브로드밴드에서 운영하는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 '옥수수' 등을 활용, 아마존 프라임과 유사한 11번가 고객만의 프리미엄 서비스도 준비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11번가만의 간편결제 서비스 '11페이'의 확대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간편결제 시장은 이커머스 비즈니스의 한 축으로 사용 빈도가 날로 증가하고 있지만 다수의 사업자가 서비스에 나서고 있어 사용자 확장이 쉽지 않다. SK텔레콤은 11페이 이용자 확대를 위해서도 투자금을 배분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자본확충으로 유입되는 돈은 5년에 걸쳐 11번가 사업 역량 강화에 순차적으로 투자될 예정"이라며 "마케팅 보다는 11번가의 구조적, 장기적 성장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