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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펀드 인력평가 '초기투자 발굴' 유도 투자기여 가장 큰 1명만 실적 인정, 심사역 레코드 훼손 우려도

배지원 기자공개 2018-06-15 12:27:00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4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이번 수시 출자사업 심의부터 대표펀드매니저와 참여 인력의 실적을 일부만 인정키로 했다. 해당 투자에서 가장 큰 기여를 한 인력의 실적만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벤처투자는 오는 20일 추가 출자사업 접수를 마감할 예정이다. 한국벤처투자는 이번 제안서 심사부터 대표펀드매니저를 포함한 핵심인력의 투자와 실적 반영 내역을 일부 수정했다.

같은 투자건에 여러명의 기여자가 있을 경우 가장 큰 공로를 한 인력의 실적만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 투자에 다수가 참여했고 기여도가 모두 같을 경우 이에 비례해 모두 인정할 예정이다.

만약 한 기업 투자건에 심사역 2명이 각각 50%의 비율로 참여했을 경우 각각 실적이 모두 반영된다. 1명이 이직해서 다른 법인에서 제안서를 제출할 때는 해당 투자 실적의 절반만 인정받게 된다.

이는 투자회사를 발굴하고 딜을 주도한 인력의 능력을 높게 평가해 초기 투자와 기업 발굴을 유도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취지와는 다르게 투자활동에서 주니어 심사역이 소외될 수 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는 다음 모태펀드 펀드레이징을 위해 투자 기여도를 1명에게 몰아주는 게 유리한 구조가 된다. 특히 소형사의 경우 각 투자조합 운용이 모두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유인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 한 벤처캐피탈 심사역은 "실제로 딜을 발굴하고 심사를 준비하더라도 이를 주도한 심사역이 아니라 대표펀드매니저나 상부의 핵심인력에게 기여도가 더 높게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니어 심사역이 정당하게 레코드를 쌓을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심사, 사후 관리 등 업무의 중요성이 저평가될 가능성도 있다. 업체 발굴과 투자 심사 후 관리도 중요한 업무지만 자금 집행 당시에 기여도가 없으면 주요 투자건으로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투자 시점에 따라 회수실적이 크게 좌우되지만 참여 인력의 기여도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벤처캐피탈은 새로운 산업을 분석하기 위해 팀 단위로 움직이는 경향이 짙어졌다. 하지만 모태펀드의 인력평가 기준에 따르면 팀워크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벤처캐피탈 임원은 "바이오, 4차산업군의 경우 실적 등 수치로 회사를 분석하기가 어렵다"며 "여러명의 인력이 팀을 이뤄서 기업을 분석, 검토하는 게 리스크를 분산시키기에 유리하지만 펀드레이징에는 불리한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한국벤처투자는 '선도투자'건을 우대해 초기투자를 유도한다. 경쟁 운용사가 그간 손을 대지 않은 업체에 투자를 하거나 다른 운용사와 동시에 투자할 경우 가장 큰 금액을 집행하면 선도투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운용사들은 이번 제안서에 선도투자를 위한 펀드 운용전략과 그간 투자 내역을 기재해야 한다. 운용사들은 벤처투자를 한 번도 받지 않은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해 경쟁사 보다 앞서 투자할 수 있는 전략을 미리 세우고 이를 심사받게 된다. 또 업력 7년 이내의 다른 운용사와 함께 가장 큰 금액을 투자한 곳만 그 내역을 기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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