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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기업분할·주식맞교환' 치밀한 승계 밑그림 [본궤도 오른 신세계 남매경영①]2011년 분할→2016년 정용진·유경 맞교환→2018년 신세계인터 지분 증여

박상희 기자/ 김슬기 기자공개 2018-07-09 08:19:05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8일 10: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백화점은 1991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될 당시 백화점과 호텔사업만 하는 작은 기업에 불과했다. 27년이 지난 현재는 총자산이 34조원에 이르고 계열사가 39개에 달하는 유통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순수 유통그룹으로 별다른 제조업을 영위하지 않고도 재계 순위 11위에 랭크돼 있다.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신세계백화점을 물려받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가정주부로 지내다 39살의 나이에 경영일선에 나섰다. 40년 가까이 신세계그룹을 이끌어 온 이 회장은 아들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딸인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에게 경영권을 순조롭게 승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명희, '신세계-이마트'순수 유통 재벌을 일구다

신세계 이명희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신세계그룹의 역사는 1963년 삼성그룹이 동화백화점을 인수한 후 신세계백화점으로 개명하면서 시작됐다. 1983년에는 웨스틴조선호텔을 인수했다. 1997년 공정거래법상 삼성그룹과 완전히 계열분리할 때 신세계백화점 점포 2곳과 조선호텔만을 들고 나왔다.

이명희 회장은1979년 신세계백화점에 영업담당이사로 입사했다. 1980년 신세계백화점 상무, 1997년 신세계백화점 부회장을 거쳐 1998년부터 신세계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삼성으로부터 분리된 이후 전문경영인에게 책임경영을 맡기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사업영역은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핵심이다.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는 1990년대 초 이 회장이 미국에 체류할 당시 경험한 프라이스 클럽과 월마트 등 창고형 점포가 아이디어 원천이 됐다. 이 회장의 제안으로 1993년 서울 창동에 국내 최초로 테스트 점포를 연 것이 오늘날 이마트의 시작이다.

신세계그룹 내 매출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소매유통업 비중이 75%로 절대적이다. 그밖에 패션, 식음료, 건설, SI(시스템 통합), 호텔, 면세점업, 편의점,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유통업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재계는 백화점부문 2위로 치고 올라온 신세계와 대형마트부문에서 압도적으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이마트로 대표되는 신세계그룹의 위상이 이 회장의 리더십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뢰하는 전문경영인에게 책임경영을 맡기고 핵심역량을 유통분야에 집중하면서 순수 유통명가를 일궜다는 평가다.

◇ 2011년 경영권 승계 밑그림..기업분할·주식 맞교환, 분리경영 토대

신세계그룹 지배구조에 변화가 감지된 것은 2010년대 들어서다. 2011년 5월 기존 ㈜신세계가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 2개 회사로 분리됐다. 백화점 부문은 기존 ㈜신세계로 남고, 이마트 부문은 신설법인 ㈜이마트가 됐다.

당시 그룹 측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각각의 사업별 전문성을 살리고 업태별 책임경영 체제를 세워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업분할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재계는 신세계의 기업 분할이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향후 아들과 딸의 분리경영 및 계열분리까지도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인적분할 결과, 이 회장 등 특수관계자들이 주력 모회사인 ㈜신세계와 ㈜이마트를 각각 지배하고 있다. 양 사가 각 사업별 지주회사 역할을하는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정용진 정유경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2016년엔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각자 가지고 있던 백화점과 이마트 지분을 맞교환했다. 이로써 정 부회장은 대형마트 법인인 이마트 지분만 가졌고, 정 사장은 백화점 사업을 주로 하는 신세계 지분만 보유했다. 회사 측은 지분 교환이 각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재계는 책임경영 차원을 넘어선 계열분리가 본격화 되고 있는 양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적분할에 이어 지분 맞교환이 이뤄지면서 신세계 후계구도가 ‘이마트=정용진, 백화점=정유경'으로 정해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남은 건 이명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의 향방이다. 이 회장은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 각각 18.22%를 보유하고 있다. 증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납부해야할 세율이 전체 증여규모의 50%에 달하는 등 세금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와 관련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이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150만주, 1900억원 가량)을 딸인 정 총괄사장에게 증여했다.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인터내셔날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향후 증여세 재원으로 활용할 실탄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를 보면 신세계를 백화점과 이마트로 분리하고 이후에 남매가 주식 맞교환을 통해 '정용진 이마트', '정유경 백화점' 구도가 완성됐다"면서 "이명희 회장이 보유한 지분이 남매에게 증여되면 경영권 승계는 사실상 끝나는 셈인데, 관건은 증여세를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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